[횡설수설]김용정/APEC 서울포럼

  • 입력 2000년 3월 31일 20시 52분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APEC)서울포럼은 3월31일부터 4월1일까지 단 이틀간의 포럼이지만 APEC이 당면한 현안 과제를 논의 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서울포럼에서 논의될 3대 의제는 APEC회원국의 구조개혁과 자유화를 통한 경제위기 극복경험의 공유, 경제위기의 재발방지를 위한 금융체제의 개선방안, 역내국가간 사회 경제적 불균형 완화를 위한 지역협력방안 등으로 21개 회원국은 물론 모든 나라가 관심을 가져야 할 범세계적 현안들을 포괄한다.

▷이번 서울포럼은 특히 무역자유화나 경제기술협력같은 전통적 의제 이외에 새롭게 그 중요도를 더해 가고 있는 헤지펀드 및 단기자본 이동의 감시강화와 같은 금융위기 재발방지를 위한 금융체제 개선과 국제협력, 그리고 위기극복과정에서 심화된 사회적 경제적 불균형 완화 방안 등을 비중있게 논의한다는 점에서 선진국들로부터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포럼에 국제금융기구 인사와 99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로버트 먼델,미래학자 앨빈 토플러, 제프리 삭스 하버드대교수 등 세계적인 석학들이 대거 참석한 것도 이 때문이다.

▷서울포럼에서 다뤄질 세가지 의제 모두가 관심의 대상이지만 경제위기 재발방지를 위한 금융체제 개선 은 가장 역점을 두고 심도있게 논의되어야 할 분야다.동아시아 외환위기에서 경험했듯 신흥국들의 취약한 금융시장은 국제헤지펀드 및 단기자본의 교란 위험에 거의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다. 이같은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아시아통화단일체 및 아시아통화기금 설립 등이 논의된다면 APEC을 보다 내실 있는 지역협의체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

▷서울포럼의 정신은 궁극적으로는 국가간 계층간 균형발전 을 위한 지혜 모으기 라는 점에서 역내 행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번 포럼을 통해 APEC의 실질적 결속과 협력이 더욱 강화되기를 기대한다. 비록 아시아적 특수성때문에 APEC이 보다 강력한 지역협력체로 발전하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지식기반경제,디지털경제로의 급속한 이행에 따른 경제패러다임의 변화는 APEC이 더이상 지금과 같은 느슨한 지역협의체로 머물러 있을 수 없게 하고 있다.

<김용정 논설위원>yieong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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