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트카첸코 극동硏실장의 '한반도정책'진단

  • 입력 2000년 3월 29일 19시 46분


블라디미르 푸틴의 러시아대통령 당선이 한반도정책의 급격한 변화를 가져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러시아극동연구소의 바딤 트카첸코 한국실장은 전망했다. 트카첸코실장은 외무부산하 모스크바국제관계대를 졸업하고 구소련공산당중앙위 국제부에 오래 몸담았던 한반도전문가이다. 5월 평양을 방문할 예정.

-한반도 정책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러시아의 대한반도정책은 남북한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외교’이다. 이러한 기본원칙을 푸틴도 이어받을 것이다. 러시아는 이 지역의 분쟁을 원치 않기 때문에 미국의 대북제재에 반대한 반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베를린선언’을 지지했다.”

-북-러 관계가 급속히 진전되리라는 관측에 대해….

“지난달 북-러신조약 체결로 10여년간 소원했던 관계가 정상화됐다. 그러나 한-러 관계에 비하면 여전히 양과 질에서 비교할 수 없는 수준에 그칠 것이다. 러시아가 북한과의 군사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일부 전망이 있지만 러시아는 더 이상 북한의 군사동맹국이 아니다.”

-올해로 수교 10주년을 맞지만 그동안 한-러 관계 발전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은데….

“양국관계 발전은 러시아 경제상황에 달려 있다. 러시아경제가 어느 정도 살아나면 한국의 대러 투자가 늘고 극동의 에너지개발분야 등에서 대규모 협력이 가능할 것이다.”

-앞으로 남북관계를 어떻게 전망하는가.

“북한은 자력으로 전쟁을 수행할 능력을 잃었기 때문에 군사적 위협 가능성은 적다고 본다. (한국은) 김정일의 ‘벼랑끝 외교전술’에 말려들지 말고 신중히 북한의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 당분간 북한은 미국 일본과의 관계정립에 주력할 것이므로 단기적으로 남북관계가 극적인 변화를 맞을 가능성은 없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