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쉬리'日돌풍 주역 강제규-최민식-이봉우씨

  • 입력 2000년 1월 23일 19시 12분


‘쉬리’의 일본 개봉에 맞춰 일본을 방문한 강제규(姜帝圭)감독과 배우 최민식(崔珉植)씨는 22일 도쿄(東京) 시부야(澁谷) 판테온극장에서 첫 회 상영이 끝난 뒤 무대에 올라 관람객들에게 인사했다.

강감독은 “쉬리의 테마는 벽”이라며 “한일 두 나라가 지금까지의 벽을 허물고 좀더 가까운 형제 이웃이 되는 데 이 영화가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도 쉬리가 인기를 끌었지만 역시 ‘국내 영화’라는 것 때문에 비판적인 관객도 없지 않다”고 전하고 “그에 비해 일본인 관객들은 매우 관대한 눈으로 쉬리를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고 평했다.

강감독은 미국 할리우드로 진출할 의향은 없느냐는 질문에 “그런 제안이 있긴 했지만 한국에 머물며 미국 일본과 손잡고 합작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민식씨는 “내가 대학시절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를 보면서 일본에 대한 이해를 넓혔듯이 일본인들도 한국의 여러 문화에 접하면서 한국을 좀더 잘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쉬리를 통해 유명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영화에 대한 열정은 달라진 것이 없다”면서 “앞으로 더 좋은 연기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커졌다”고 말했다.

130만달러에 이 영화 일본상영권을 사들인 시네 캐논 이봉우(李鳳宇)대표는 “선전비로 2억엔 정도를 썼지만 5억∼6억엔, 많으면 10억엔까지 벌어들일 수 있어 수입면에서도 성공을 거둘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대표는 “쉬리의 일본 관객 중 90%이상은 한국영화를 처음 보는 사람들”이라며 “쉬리는 일본인의 한국영화에 대한 이미지를 높이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북 분단에 따른 민족간 갈등이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사실을 비극적인 사랑과 할리우드식 액션으로 전달한 것이 일본인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도쿄〓심규선특파원> 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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