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모였어요]서울 송파구 여성권투교실

  • 입력 2000년 1월 14일 18시 50분


“주먹을 뻗을 때는 내밀다가 딱 끊는다는 느낌으로 뻗어야 합니다.”

14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 청소년 체육관내 권투 도장.

10여명의 여성들이 지도 관장의 지시에 따라 주먹을 내뻗는 연습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송파구가 10일 문을 연 여성권투교실에 모여든 여성들. 초등학교 6학년생부터 40대 주부까지 연령대도 다양하다.

처음에는 겨우 3명이었지만 입소문을 듣고 모여 들기 시작해 벌써 10여명으로 늘었다.

김재천(金材千·60)관장은 “권투를 배우고 싶다는 여성들의 문의전화가 하루에도 10여통씩 걸려온다”며 “이런 추세라면 곧 50명을 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초등생부터 40대까지

딸과 함께 권투도장을 찾은 강복섬씨(39·송파구 문정동)는 “요즘 유행하는 복싱 에어로빅처럼 권투가 건강 유지와 다이어트에 좋다는 말을 듣고 찾아왔다”며 “살도 빼고 호신술도 배울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강씨의 딸 남미지양(15·중2)은 “평소 운동도 잘 못하고 체력이 약해 고민했는데 엄마의 권유에 따라 권투를 배우기로 했다”며 “처음에는 권투라는 운동이 무섭고 낯설게 느껴졌지만 이제는 아주 재미있다”고 말했다.

◆"1시간 뛰면 땀 뻘뻘"

운동시간은 1시간 정도지만 줄넘기 풋워크 섀도모션 샌드백치기 등을 배우다 보면 어느새 온몸에 땀이 흐른다.

김관장은 “원래 풋워크만 제대로 익히려고 해도 2주일 이상 걸리지만 여성들에게 흥미를 느끼게 하기 위해 권투의 전반적인 기술을 조금씩 가르쳐 주고 있다”며 “착실하게 훈련시켜 올 가을에는 권투대회도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씨 등은 이곳에서 권투를 배우는 여성들을 중심으로 정식 모임을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02-406-6117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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