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걸 스탠더드]경찰대 출신들 85년부터 1612명 임관

  • 입력 2000년 1월 14일 00시 43분


지난해 5월 경찰의 수사권독립 문제를 놓고 검찰과 경찰이 격돌했을 당시 가장 주목을 끌었던 것이 바로 경찰대 출신 간부들의 움직임이었다. 사실상 경찰의 대응논리를 개발하고 모임을 주도한 주축세력이다.

경찰대 출신들은 경찰 내에서는 ‘경찰 노동조합’으로 불릴 만큼 그동안 국민의 불신을 받았던 경찰 조직의 체질을 바꿔놓을 세대라는 기대를 받는다.

이들이 주목받는 이유 중의 하나는 검사 못지않은 엘리트 인재들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경찰대 입학자들의 성적을 보면 이해가 간다. 명문대 못지않을 정도로 합격선이 높은데다 사시 행시 외시 등 국가고시 합격자가 다수 나오면서 자부심도 강하다. 그래서 경찰대 출신들을 가장 격앙시키는 말이 수사권 독립이 거론될 때마다 나오는 ‘경찰 자질론’이다.

81년 1기생 120명이 27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입학한 뒤로 지난해 임관한 15기까지 모두 1612명이 경찰에서 일하고 있다. 계급별로 보면 총경 9명, 경정 195명, 경감 481명, 경위 927명 등이다. 6일 단행된 경찰인사에서 경찰대 출신이 총경 경정 경감급에 각각 3명씩 진급했다.해외유학을 다녀왔거나 유학중인 경우도 70여명이나 된다.

경찰대를 졸업하면 초급간부인 경위로 임관되고 고시 합격자는 경정으로 특채된다. 지난해 1기생 윤재옥(尹在玉)대구경찰청 보안과장이 일선 지휘관으로 ‘경찰의 꽃’으로 불리는 총경에 처음 승진하는 등 경찰대 출신들이 본격적으로 주요 자리를 차지하면서 막강한 중간 간부층을 형성하고 있다.

경찰대 출신들은 4년간의 단체생활을 통해 동기 선후배 의식을 키워 임관 뒤에도 끈끈한 결속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경찰대 출신들의 약진을 바라보는 검사들의 시각은 묘한 것이다. 지난해 서울지검 강력부 최운식(崔雲植)검사가 “경찰대 출신들이 인사 등에서 특혜를 누리고 경찰내 다수를 차지하기 시작하면서 경찰이 사조직화되고 있다”고 비판한 글을 검찰 통신망에 띄워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제 경찰대 출신들이 총경 경무관급 이상 간부로 대거 포진하게 되면 경찰 위상은 물론 조직개혁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인철기자> 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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