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포커스]현대 해외건설 독주 이유있네

  • 입력 1999년 12월 13일 19시 56분


해외 건설시장에서 현대건설이 독주를 하고 있다.

13일 현재 해외건설협회에 신고된 현대건설의 해외공사수주액은 37억4300만달러로 국내업체 전체의 해외공사액 81억5600만달러의 46%에 해당한다.

조만간 계약 체결이 확실시되는 공사들을 합치면 42억4100만달러에 달한다. 이는 현대가 65년 해외건설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 최고치.

현대는 올해 수주액을 44억달러, 내년부터는 45억달러 이상을 유지하면서 올해 세계 건설업계 17위(98년 해외공사 매출 기준·미국 ENR지 집계)에서 내년엔 ‘톱 10’으로 부상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키워가고 있다.

현대가 이처럼 해외건설 시장에서 독주하는데 대해 업계에선 3가지 요인을 꼽는다.

▽플랜트분야에 파고든다〓플랜트분야에서 현대가 수주한 공사는 이란의 사우스파 유전개발공사(9억3800만달러)를 비롯, 모두 20억2500만달러로 현대 수주액의 54%에 달한다.

엔지니어링 능력이 중요한 플랜트시장에서 현대가 이처럼 많은 공사를 수주할 수 있었던 것은 5월에 현대엔지니어링을 흡수합병하면서 현대엔지니어링의 전문인력 1300명을 고스란히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 주효했다.

우리 업체들의 주력분야가 과거 토목과 건축에서 플랜트사업으로 옮겨지면서 이 분야 올해 해외수주액은 50억3000만달러에 달해 비중이 60%를 넘었다.

▽적극적인 수주준비〓동남아 중동 등을 중심으로 주요공사 발주처의 공사계획을 미리 파악하고 그에 대한 철저한 사전 준비를 추진한 것도 수주 성공 확률을 높였다.

김대윤(金大潤)현대건설 해외영업본부 부사장은 “올들어 전세계 22개 지사에서 현대가 참여할 수 있는 공사 리스트를 만들어왔다”며 “현재 370억달러 규모의 공사발주계획을 확보했고 이중 최소한 15% 정도는 수주한다는 계획으로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말 했다.

또 이 회사 정몽헌(鄭夢憲)회장이 최근 매년 7개월 이상 해외시장에 머물며 외국정부기관이나 대규모 민자개발사업을 추진해온 엔론 AES 등 세계 유수기업들과 꾸준한 유대관계를 맺어온 것도 성공적인 수주 요인으로 꼽힌다.

▽경쟁업체의 부진〓대우 동아 대림 쌍용 등 국내 경쟁업체의 상대적인 부진이 현대의 약진을 더욱 두드러져 보이게 하는 요인이다.

대우 동아의 경우 경영 부실에 따른 자금난 등으로 워크아웃을 당했거나 워크아웃에 처할 위기에 놓이면서 상대적으로 수주실적이 부진해졌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김민형(金旻炯)부연구위원은 “국내 경쟁사들이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상실했기 때문에 현대의 해외시장 독주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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