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타워]김홍중/부풀려진 'GM 대우車 발언'

  • 입력 1999년 12월 7일 19시 48분


‘GM, 대우차 일괄인수 추진’이라는 기사가 5일 저녁부터 국내언론에 보도된 뒤 대우차판매의 주가는 7일까지 연이틀 상한가를 기록했다.

아마도 상당수 투자자들은 GM의 대우차 인수에 큰 진전이 있는것으로이해한듯하다.

하지만 발언당사자인 로렌스 재너 GM차이나사장과 저녁식사를 같이했던 기자로서는 내용이 지나치게 확대해석됐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재너사장은 4일밤 중국 상하이(上海) 피스호텔로 한국기자들을 초청했다. 그는 GM의 중국내 사업현황을 설명하면서 “GM은 세계 어디서든 합작사와 함께 성공하는 윈―윈(Win―Win) 전략을 펼친다”고 말했다.

이러한 내용은 특별히 새로운 얘기는 아니었다. 재너사장이 저녁식사에 나온 것도 한국기자들과 인사를 나누자는 차원이었다.

하지만 한국기자들에게 최대관심사는 대우차 문제.

“대우차의 군산공장이나 폴란드공장만 쪼개서 매입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재너 사장은 “GM은 대우차가 전체로서 강점이 있다고 보며 인수한다면 전체를 인수하기를 원한다”고 답했다.

그는 “인수협상은 경제적으로 타당성이 있어야 성사된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가격이 맞으면 전부를 사고 그렇지 않으면 사지 않을 것이라는 원칙적인 얘기였다.

다른 관계자는 “GM은 대우차 인수 실패에 대비한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정부가 내년 총선 전까지 대우차를 정리할 의지가 있는지조차 불투명해 GM으로서는 협상 진행이 어렵다는 얘기였다.

미국 GM본사의 대변인도 6일 “관련 보도에 새로운 내용은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김홍중기자<경제부>kima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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