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9조원대 공급물량 쏟아져 연말장세 분수령

  • 입력 1999년 12월 6일 19시 45분


“이번주 ‘장세의 실타래’가 어떻게 풀리느냐에 따라 올 연말장세의 대미(大尾)가 결정된다.”

증권전문가들은 이번주(6∼10일)가 연말장세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주식수요보다 공급이 엄청나게 많아 이를 어떻게 소화하느냐가 향후 장세흐름의 관건이 되기때문.

특히 △1조∼1조4000억원에 달하는 프로그램 매수잔고 청산물량 △4조원에 육박하는 유상증자 납입 △코스닥 공모주청약 등 증시 약세를 우려할만한 대형악재가 한꺼번에 몰려있다.

증권전문가들은 그러나 “수급상의 문제는 이미 예고된 악재”라며 “단기급락하더라도 곧바로 상승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낙관했다.

실제로 6일 주식시장에선 외국인과 투신권의 활발한 매수세로 1000선에 육박하는 강세장이 펼쳐져 이번주 ‘예고된 물량부담’에 위축되지 않는 모습이었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우량주 매물을 싼값에 매입할 수 있는 기회’로 삼으라고 조언했다.

▽프로그램 차익거래잔고〓9일은 주가지수 선물 12월물과 옵션 12월물의 결제일(만기)이 겹치는 날. 선물옵션과 연계된 프로그램매수 차익거래잔고는 최대 1조4000억원으로 증권업계는 추정.

프로그램 매수잔고는 만기일 당일이나 만기일전에 청산되거나, 2000년 3월물로 롤오버(만기일에 선물만 청산하고 현물주식은 매도청산하지 않고 계속 보유하는 것)돼야할 물량.

만기일에 맞춰 청산될 경우 현물주식이 대거 증시로 쏟아져 나오므로 지수는 급락할 수밖에 없다.

증권전문가들은 그러나 “겁먹을 필요 없다”는 반응. 6일 현재 선물 12월물의 고평가가 유지되고 있는데다 2000년3월물의 초강세현상이 이어지고 있어 프로그램 차익거래잔고가 청산될 가능성보다는 롤오버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선물만기일 직후인 10일부터는 담배인삼공사와 현대중공업이 코스피200지수 산출종목에 새로 편입되기때문에 일부 물량의 청산도 불가피한 상황.

증권전문가들은 “연말연초 장세를 낙관적으로 보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어 프로그램 매물부담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상청약과 공모주청약〓이번주엔 현대중공업(6일까지, 3877억원) 현대상선(7∼8일 2220억원) 현대전자(9∼10일, 2조5375억원) 등 현대그룹 계열사의 유상청약이 한꺼번에 실시된다. 연말까지 부채비율 200%를 맞추기위한 고육지책이다.

또 한국통신하이텔 한솔PCS 아시아나항공 등 ‘빅3의 코스닥 공모주청약(3∼6일)에 4조원 이상의 시중자금이 유입될 전망.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이병익(李炳益)펀드매니저는 “코스닥청약자금은 대부분 투신사의 MMF나은행의 MMDA 등 수시입출금식상품에서 동원된 것으로추정된다”며 “유상청약도향후장세가 낙관적일때는큰부담이 안된다”고 말했다.

▽일반인 투자전략〓증권전문가들은 이번주를 ‘우량주의 저점매수 타이밍’으로 삼으라는 조언을 하고 있다.

이병익펀드매니저는 “정보통신 인터넷 등 상승추세를 타고 있는 종목은 비록 값이 비싸더라도 서둘러 매수하는 과단성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시장선도주 매수후 장기보유’전략을 권했다.

KTB자산운용의 장인환(張寅煥)사장은 “올해는 배당투자를 위해서라도 우량주를 적극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며 “매수가격을 지정해 미리 매수주문을 낸뒤 우량주 매물이 나오기를 기다려라”고 조언했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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