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트럼]추석앞둔 프로야구 폭우에 희비 엇갈려

  • 입력 1999년 9월 21일 18시 45분


“아이구,지긋지긋하게 내리네.”

“제발,이틀만 더 와라.”

태풍의 영향으로 4일째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프로야구 선수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KBO는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가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듯이 내린 비로 울상이다. 벌써 6경기가 취소돼 페넌트레이스 일정에 중대한 차질이 생겼기 때문.

일단 10월5일까지는 정규시즌을 끝낸다는 입장이지만 중간에 계속 연기될 경우 자칫 잘못하면 11월까지 포스트시즌이 넘어가는 사태가 생길 수도 있다.

게다가 아시아선수권 우승으로 일어난 야구열기가 비로 인해 사그라들까봐도 걱정.

하지만 선수들은 추석인 24일까지 비가 계속 오길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프로야구 선수들은 조상님들 앞에서 ‘죄인’이나 마찬가지였다.설날에는 해외 전지훈련 관계로,추석에는 페넌트레이스 경기 때문에 제대로 명절을 지낼 수가 없었다.

올해에도 추석인 24일 잠실과 인천,전주에서 3경기가 치러질 예정.선수들은 이번만큼은 하늘의 ‘도움’으로 조상님의 얼굴을 제대로 뵙기를 간절히 바라는 눈치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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