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SBS '퀸', 4명의 커리어우먼 활약상 코믹터치

입력 1999-08-10 18:46수정 2009-09-23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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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가 ‘해피투게더’ 후속으로 11일부터 방영하는 16부작 수목드라마 ‘퀸’은 일본 소설의 판권을 구입,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원작은 나오키상 수상작인 일본 소설 ‘여자들의 지하드(성전·聖戰)’. 제목대로 남성우월주의의 사회를 헤쳐 나가는 커리어우먼들의 활약상과 러브스토리가 주된 플롯이다.

왕춘복(이미숙 분) 강승리(김원희) 홍장미(윤해영) 오순정(아나영) 등 이름처럼 각각 우직하고 억척스럽고 공주같고 로맨스지상주의자인 네 명의 오피스레이디가 이야기를 꾸려간다. 여기에 정찬 이훈 등 네 명의 남자가 ‘일대일’또는 ‘일대다(多)’로 엮어진다. “로맨스 코미디를 지향하겠다”는 연출자 고흥식PD의 말대로 인물들의 독특한 캐릭터와 이들간의 다각관계가 흥미를 끈다는 것이 주위의 평.

하지만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한 만큼 함정도 있다. ‘퀸’의 낯익은 플롯은 역설적으로 이제까지 우리 드라마가 일본식 극적 구도를 얼마나 많이 참고해왔는지를 보여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복수의 여성캐릭터를 병렬배치해 이들을 남성들과 일대일로 연결시키거나 △힘겹지만 비극없이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커리어우먼들의 얘기는 최근 우리의 트렌디 드라마와 별다를 것 없는 구도라는 점. 마치 최근 일본 후지TV 오락프로그램의 판권을 구입해 제작한 MBC ‘이브의 성’이 그동안 우리 오락프로그램의 일본 방송의존도를 드러낸 것과 비슷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제작진은 최근 “일본색을 가급적 배제해 우리식 드라마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가뜩이나 소재빈곤에 시달리는 우리 방송가에 일본원작 드라마 제작이 하나의 의미있는 실험이 될지, 아니면 국적불명의 드라마 만들기가 될지 두고볼 일이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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