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트럼]애처가 전북 호제리오, 퇴장 이틀만에 득남

  • 입력 1999년 7월 18일 19시 45분


“일부러 퇴장당한거 아냐?”

올시즌 처음 한국 프로그라운드를 밟은 전북 다이노스 중앙수비수 호제리오(브라질).

그는 7일 천안 일화전에서 과격한 몸싸움으로 레드카드를 받아 3경기 출장금지 처분을 받았지만 웃음을 잃지 않고 있다.

이틀 뒤인 9일 아내가 건강한 아들을 출산한 것.

동료들이 그를 축하하면서도 의심(?)의 눈초리로 보는 것은 아내가 제왕절개로 아이를 낳았기 때문이다. ‘애처가’로 소문난 그가 아내의 출산을 지켜보고 간병하기 위해 일부러 퇴장을 자초한게 아니냐는 것.

어쨌든 호제리오의 아내 사랑은 못말린다. 미역국 대신 야채 수프를 손수 끓여 갖다 바치는 한편 아내의 산후 조리를 위해 브라질에서 처제까지 불러왔다.

요즘 그는 잠을 제대로 못잔 듯 약간 야위어 보여 구단관계자들을 불안하게 한다. 그러나 그는 “21일 경기에 복귀하면 한 골도 내주지 않겠다”며 큰소리다.

호제리오는 요즘 ‘행복한 고민’에 빠져있다. 동료들이 앞다퉈 아들에게 한국 이름을 지어주겠다며 농담을 건네는데 순진한 그는 이를 그대로 받아들여 고심하고 있는 것.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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