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영화배우 대니얼 데이루이스

  • 입력 1999년 6월 15일 19시 16분


영화 ‘나의 왼발’에 출연해 아카데미 남우 주연상을 받았던 영국 배우 대니얼 데이루이스(42)가 이탈리아 피렌체의 구두점에서 일하고 있다.

AFP통신은 그가 구두제작의 명장인 스테파노 베메르 밑에서 하루 8시간씩 구두 제작일을 배우고 있다고 이탈리아 언론을 인용해 14일 전했다.

로렌스 올리비에, 앨릭 기니스 등 영국계 거장 배우들의 뒤를 이을 정통 연기파 배우로 꼽혔던 그의 변신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것. 그는 ‘나의 왼발’에서는 지체부자유인으로, ‘나의 아름다운 세탁소’에서는 호모 청년으로, ‘프라하의 봄’에서는 바람둥이 의사로 각각 등장해 능란한 연기를 해냈다.

유명도를 보여주듯 여성 편력도 대단해 줄리엣 비노슈, 이자벨 아자니, 줄리아 로버츠 등 정상급 여배우들과 숱한 염문을 뿌리기도 했다. 그는 공공연히 “가정적인 삶을 혐오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96년 영화감독 레베카 밀러(37)와 결혼한 후 확 달라졌다. 레베카는 현존 미국 최고의 극작가로 일컬어지는 아서 밀러(83)의 딸. 데이루이스는 95년 아서 밀러가 대본을 쓴 영화 ‘크루서블’에 출연한 것을 계기로 레베카와 가까워졌다.

현재 그는 부인, 한살배기 아들과 함께 피렌체에 머물고 있다. 은둔 중인 그의 생활에서는 스타의 화려함을 찾을 길이 없다고 이탈리아 언론은 전했다. 구두점에서 일과를 마치면 근처의 커피점에 들러 잠시 숨을 돌린 다음 가족과 식사를 한다. 여느 이탈리아 사람과 조금도 다를 바 없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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