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 경기장]오이타 스타디움

  • 입력 1999년 6월 6일 20시 29분


일본 오이타현의 첫 인상은 ‘차분함’이라기보다는 ‘조용함’이랄까.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패전의 아픔을 딛고 재도약할 때 오이타현은 고도 성장에서 제외돼 젊은이들이 많이 빠져나갔기 때문일 것이다.

95년도 연감에 따르면 15∼64세는 현 전체 인구의 65.1%, 65세 이상은 18.6%. 오이타현의 65세이상 노년층 평균연령은 다른 지역에 비해 10세이상 높다.

오이타현이 월드컵을 개최하는 목적은 바로 ‘활기찬 오이타’로 탈바꿈하기 위한 것.

오이타현은 의욕만큼이나 준비에서도 앞서 있다.

오이타현은 98년 5월부터 오이타역에서 7㎞ 떨어진 마츠오카 요코오산에 요코오스포츠공원을 짓기 시작했다. 이곳에 주경기장 외에도 월드컵 이후 축구와 럭비장으로 쓸 수 있는 2면을 더 지어 주민 복지에 활용할 생각.

현재 경기장 공정은 약 30%. 올해말 철골구조의 지붕 제작이 완성된다. 2001년 3월이 완공 목표.

경기장 전체를 지구본 모양으로 만들어 ‘지구환경을 지키자’는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지붕중 여닫을 수 있는 부분은 테플론으로 만들어진다. 투광률(透光率)이 25%로 자연광을 만끽할 수 있다. 고정지붕의 일부도 유리 소재라 햇빛을 즐길 수 있다.

지붕엔 세계최초로 이동식 ‘스카이카메라’를 설치했다. 이 카메라는 양쪽 골대를 오가며 축구경기를 새로운 앵글에서 포착,색다른 재미를 시청자에게 제공한다.

오이타스타디움은 축구전용구장이 아니다. 그러나 월드컵 기간중엔 9개레인의 육상트랙에 가동석 8천석을 만들어 전용구장처럼 변한다. 가동석은 계단처럼 모두 빼면 폭이 10m가 되고 넣으면 1m의 벽처럼 보인다. 가동석을 포함 총 4만3천 관중석.

잔디를 일년 내내 푸르게 유지할 수 있도록 신경을 썼다. 일본과 미국산을 섞은 ‘에르토르 잔디’는 궂은 날씨에도 잘 견딘다. 추운 겨울에는 오이타현의 풍부한 온천수를 이용, 섭씨 50∼60도의 온천수가 ‘언더 히팅’ 시스템에 의한 관을 통해 잔디밑을 흐르며 잔디를 보호한다.

△전광판과 따로 설치되는 가로 10m 세로 17m의 대형스크린 △2백10석의 휠체어 전용석 △좌석 밑에 보청기 장치를 연결한 1백44석의 청각장애자석 등 관중을 배려한 다양한 시설도 돋보인다.

오이타현은 경기장 신설과 함께 교통망 확충에도 신경쓰고 있다.

오이타공항에서 경기장까지 1시간 걸리는 도로망을 재정비, 50분으로 앞당길 계획.

또 현재의 오이타 인터체인지와 오이타메라 구간의 고속도로를 올해안에 경기장을 관통하도록 확장하고 2002년까지는 오이타현 남부의 쓰쿠미시까지 연결한다. 오이타현 인근의 후쿠오카와 미야자키에서 경기장을 직접 찾을 수 있도록 직선도로도 뚫고 있다.

‘축구로 세계와 이야기합시다’는 슬로건에 동참하려는 현민의 관심도 어느 지역보다 뜨겁다. 현의회와 상공회의소, 관광협회 등 2백20개 단체가 지난해부터 각종 포럼과 패널을 구성, 성공적 개최를 위한 각계의 노력 방안을 협의중이다.

올해부터는 이 조직을 △교통 및 수송 △관광및 숙박 △이벤트 △마케팅 △자원봉사 △기업유치 △홍보의 7개 전문위원회로 나눠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논의할 계획.

오이타현은 벳푸 등 온천 관광지가 많아 따로 숙박 시설을 마련하지 않아도 되는 잇점도 있다. 벳푸의 호텔 객실만 3만개 정도.

사이토 사토시 2002년 월드컵 오이타현 개최준비위원회 사무국장은 “월드컵 개최로 인한 경제적 효과보다는 오이타현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로 삼고 개최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이타〓김호성기자〉ks1011@donga.com

▼오이타/벳푸온천 유명한 日 11번째 도시▼

일본 열도 남단에 있는 큐슈의 북동쪽에 위치한 오이타현은 독자적인 ‘남만 문화’가 꽃피었던 곳. 특히 석불상이 많아 ‘석조 미술의 보고’로 일컬어진다.

인구 1백24만여명의 일본 11번째 도시. 제2차 세계대전때 시가지 대부분이 소실되었지만 79년 히라마츠 모리히코 현지사가 주창한 ‘일촌일품 운동’으로 30개의 공원이 있는 새로운 도시로 변모했다. 벳푸와 유후인 등의 온천은 일본 제일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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