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트럼]촌스러운 각반패션, 롯데승리 숨은 공신

  • 입력 1999년 5월 30일 19시 18분


2년연속 꼴찌에 머물다 올해 프로야구 드림리그 1위자리를 장기집권하고 있는 롯데.

성적만 몰라보게 달라진 것이 아니라 이들의 유니폼도 다른 구단과 확연하게 구분되는 부분이 있다.

롯데선수들은 하나같이 스타킹을 무릎 바로 아래까지 올려 신는다. 마치 각반을 두른 듯한 모습이다.

이에 대한 팬의 평가도 상반된다. 젊고 활기차게 보여서 좋다는 긍정적인 반응도 있지만 누런 사진 속의 70년대 고교선수들을 보는 것처럼 촌스럽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분명한 한가지 사실은 ‘각반패션’속에 요즈음 롯데가 잘나가는 이유가 숨어 있다는 것.

롯데선수들이 이처럼 바지를 짧게 입고 스타킹을 올려 신기로 한 것은 3월 일본 가고시마로 원정훈련을 갔을 때. 공필성으로부터 주장자리를 물려받은 ‘악바리’ 박정태는 “성적도 나쁜데 겉멋부릴 생각하지 말고 운동만 열심히 하자”며 솔선수범해서 학창시절 때처럼 스타킹을 올려신었다.

힘들고 고단했던 시절의 패션을 통해 해이해졌던 정신력을 가다듬자 올려신은 스타킹만큼 성적도 쑥쑥 올라갔다.

〈전 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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