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매트릭스」, 컴퓨터 해커의 활약상

  • 입력 1999년 5월 13일 20시 12분


손톱밑에 눈꼽만한 가시가 박혀도 아플 정도로 생생한, 당신이 살아가는 현실. 그러나 모든게 단지 인공두뇌를 가진 컴퓨터가 만들어낸 가상현실이라면?

‘매트릭스’는 워쇼스키 형제 감독의 이 놀랍고도 대담한 착상에서 탄생했다. 영화 ‘바운드’로 시선을 모았던 바로 그 형제들이다.

컴퓨터가 지배하는 2199년. 컴퓨터는 인간이 태어나자마자 뇌세포에 ‘1999년으로 살아가는 가상현실 프로그램’ 매트릭스를 입력한다. 현실속의 인간은 온몸의 자양분을 컴퓨터에게 빼앗긴 채 억류돼 있을 뿐, 머리속에서만 1999년을 살아간다. 가상현실에서 깨어나 저항활동을 펼치는 모피스(로렌스 피시번 분) 일행은 해커 네오(키아누 리브스)를 인류의 구원자로 여기고 찾아나서는데….

이 영화는 특수효과의 최신 버전으로 평가받을만 하다. 총제작비 8천만달러 중 2천만달러를 쏟아부은 특수효과가 워쇼스키 형제의 꿈을 영상화시켰다. 1백20대의 카메라로 배우들을 둘러싸고 1초에 1백 플레임씩, 1만2천 플레임을 찍는 초고속촬영방식과 애니매이션 기법을 이용한 시각효과…. 네오가 날아다니는 총알을 잡는가 하면 건물 벽면을 마구 달리는 황당한 장면까지 진짜같이 만들어낸다. 여기에 쿵후 등 홍콩영화식 액션을 가미, SF와 만화, 무협지를 섞은 듯한 신세대 영화를 완성했다.

그러나 4개월간 훈련을 받았다는 리브스가 펼치는 쿵후는 남의 옷을 빌려입은 것처럼 어색하다. 가상현실에 대한 설명식 도입부가 늘어져 국내관객들의 반응은 미지수. 15일 개봉.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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