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칸영화제 심사위원장 데이비드 크로렌버그

  • 입력 1999년 5월 13일 20시 12분


“칸은 영화의 미래를 확신하고 있다. 예술 양식으로서의 영화를 말한다.”

올해 칸 국제영화제의 하이라이트인 장편 경쟁부문의 심사위원장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56). ‘플라이’ ‘크래쉬’ 등의 영화에서 인간 심리와 행동의 어두운 면을 파격적인 스타일로 그려온 캐나다의 거장이다.

13일(한국시간) 열린 심사위원단 기자회견에서 그는 “올해 경쟁부문에 진출한 영화들의 수준이 대체로 고른 편”이라며 만족해 했다. 그러나 질문은 올해 미국 최대화제작인 ‘스타워즈:에피소드Ⅰ―보이지 않는 위험’의 폐막작 유치가 좌절된데 집중됐다.

크로넨버그는 “‘스타워즈’가 오더라도 장편경쟁부문에 들어갈 영화가 아니었기 때문에 별 문제 아니다”고 하면서도 기자들이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자 “어리석은 질문”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아카데미는 상업성도 강하고 수상작 결정 투표에 참가하는 심사위원들간의 ‘커넥션’도 강하다. 하지만 상업적 성격이 덜한 칸에서는 철저하게 영화의 질 위주로 수상작들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크로넨버그는 96년 ‘크래쉬’로 칸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으며 최근 13번째 영화인 ‘엑시즈텐즈’(6월 국내개봉)를 연출했다.

그는 “관객을 괴롭게 하는 게 나의 역할인 것같다. 언젠가는 모든 사람을 즐겁게 해주는 우스꽝스러운 코미디를 만들고도 싶지만 내 안에 그런 요소가 있는 것 같진 않다”고 감독으로서 자신을 평가했다. 모두 10명의 심사위원단 가운데는 크로넨버그의 영화에 출연했던 배우 홀리 헌터, 제프 골드블룸과 소프라노 바바라 헨드릭스, 프랑스 여배우 도미니크 블랑 등이 포함돼 있다.

〈칸〓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