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Art]뉴올리언스는 지금 재즈天國

  • 입력 1999년 4월 29일 19시 53분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움으로 유명한 루이지애나 주의 뉴올리언스 재즈 페스티벌이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5월2일까지 열리는 올해 페스티벌에는 윌리 넬슨, 레이 찰스, 카산드라 윌슨 등 유명 가수들 외에 뉴올리언스의 무명 음악가들, 동네의 작은 퍼레이드 그룹들이 참가했다.

유명한 음악인 약간명과 무명의 동네 음악인 다수가 참가하는 것은 처음부터 이 재즈 페스티벌의 전통이었다.

이 페스티벌의 제작자이자 총 지휘자인 퀸료 데이비스는 이 축제를 “연인원 50만명이 참가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뒷마당 바비큐 잔치”라고 부른다. 유명, 무명의 음악가들이 10여 군데의 무대에서 연주를 하는 동안 무대 밑에서는 특별히 엄선된 상인들이 가재찜, 악어소시지, 프랄린(아몬드 호두 등을 넣은 사탕과자, 미국 남부의 특산물) 등 이색적인 음식을 팔고 있다. “음악 축제와 맞먹는 음식 축제가 없으면 뉴올리언스의 진면목을 경험할 수 없다”는 것이 데이비스의 생각이다.

루이지애나의 음악은 미국의 음악 중에서 가장 즐겁다. 뉴올리언스 재즈 페스티벌은 이런 음악적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다.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는 재즈음악, 자이데코(루이지애나 특유의 대중 음악), 고스펠, 블루스, 리듬 앤드 블루, 록 등이 이 페스티벌에서 연주된다.

뉴올리언스 재즈 페스티벌은 70년 규모는 작지만 야심차게 출발했다. 시 당국자들은 원래 60년대 초 유명한 축제 기획자인 조지 웨인에게 축제 기획을 부탁했었다. 그러나 웨인은 백인과 흑인이 한 무대에 서거나, 실내에서 함께 공연을 관람하는 것을 금지한 당시 뉴올리언스의 법이 싫어서 이들의 요청을 거절했다.

64년에 연방 정부에 의해 시민권 법이 제정되었지만 웨인은 70년에야 시 당국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그는 처음부터 비공식적인 행사가 많이 벌어지는 자유로운 축제 양식을 구상했다. 젊은 관객들이 이런 형식을 더 좋아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뉴올리언스의 무명 음악가들과 지역 특유의 전통 음식이 축제에 등장하게 된 것도 그의 고집 덕분이었다. 그는 이 행사가 콘서트가 아니라 축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제1회 뉴올리언스 재즈 페스티벌에는 관객보다 축제를 위해 고용된 사람들의 숫자가 더 많았다. 축제가 적자를 면하게 된 것은 70년대 중반이 되어서였다. 지난해 이 축제의 수입은 1백만 달러였다.

웨인은 “우리는 과거의 어떤 것을 되살리거나 보존한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자신의 전통을 인식하도록 했을 뿐이다”고 말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