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與黨 개혁위원의「현장점검」

  • 입력 1999년 4월 28일 19시 36분


국민회의 당내 기구인 개혁추진위원회가 그저께 전체회의를 열고 올해 사업 및 활동계획을 확정했다. 개혁추진위는 정치 경제 사회문화분야 등 3개 분과위를 중심으로 개혁을 위한 현장 점검과 부정 부패 및 부조리 실태를 점검한다는 것이다. 개혁위원 수도 지구당 별로 1명이던 것을 3명으로 늘려 전국에서 총 6백27명의 위원들이 ‘선봉장’역을 맡을 것이라고 한다. 개혁추진위측은 이같은 활동이 ‘정부가 추진하는 개혁의 현주소를 확인하고 그 결과를 다시 정부에 환류시키려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우리는 여권의 설명에 몇가지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고 개혁추진위 활동도 적지 않은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다. 우선 개혁추진위 활동의 성격과 관련된 문제다. 예를 들어 환경 위생 경찰 세무 등 부조리 취약분야에 대한 현장확인을 할 경우 그것은 결국 사정기관이 하는 것과 같은 조사형식이 될 수밖에 없다. 또 집권여당의 당원들이 개혁위원이라는 명함을 갖고 민생 현장에 나타난다면 단순한 여론조사나 부정 부패척결을 위한 캠페인의 범주로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 때문에 개혁추진위측이 조사권을 행사하는 것은 아니라고 아무리 설명해도 일반에게는 사실상의 조사활동으로 인식되기 마련이다.

더구나 지방으로 갈수록 집권여당의 프리미엄 같은 것이 여전한 게 현실이다. 여당의 당원에다 개혁위원이라는 ‘감투’까지 추가된다면 그 ‘감투’가 악용될 소지도 없지 않다. 특히 개혁위원들이 지역 공무원들의 민원 업무 관리행태를 조사하고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과 관련된 기관이나 협회의 역할을 파악하려 들 경우 그에 따른 부작용이 어떠하리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개혁추진위측이 경찰이나 일선행정기관 등 국가조직과 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회의측은 개혁추진위의 목적이 정부의 개혁작업을 감시하고 독려하기 위한 것이며 그 때문에 민생현장의 실태점검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실태점검을 당하는 시민이나 공무원의 입장은 그와 다를 것이다. 솔직히 말해 무슨 법적 권한으로 그같은 활동을 하느냐는 물음에 개혁추진위측은 할말이 없을 것이다. 아무리 집권당의 개혁위원이라고 해도 따지고 보면 일개 정당의 당원에 불과하다. 따라서 개혁위원들의 활동이 정상적인 정당활동의 범위를 넘어설 수 없다. 개혁추진위 기능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내년 총선을 겨냥한 조직 다지기 포석이 아니냐는 의혹이 벌써부터 일고 있다는 사실을 국민회의는 유념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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