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해외 허니문 명소③]말레이시아 랑카위

  • 입력 1999년 3월 10일 19시 24분


물소떼는 차가 다가와도 아랑곳 하지 않고 느릿느릿 도로를 가로 지른다. 슬그머니 다가와 음식을 쓸쩍 해가는 원숭이의 장난스럼이 재미있고 수중 산호 사이를 오가는 화려한 열대어들의 유영, 순박한 원주민들의 미소가 아름답다.

말레이시아 반도 서쪽 안다만해의 랑카위군도. 콸라룸푸르에서 북서쪽으로 1백㎞, 항공기로 1시간 거리다. 1백4개나 되는 작은 섬들의 집합이다.

원시의 냄새가 풀풀나는 이 섬에서의 첫 밤. 천지를 진동하며 퍼붇는 열대성 폭우(스콜)에 새벽 잠을 깼다. 다음 어둠이 씻겨간 섬을 메운 것은 정글에 서식하는 잉꼬류의 지저귐이다.창밖 하늘은 언제 폭우가 내렸냐는듯 쪽빛이다.

호수처럼 잔잔한 바다. 그 위를 제트스키 윈드서핑 패러글라이딩 등이 수 놓는다.

해질 무렵 썰물에 드러난 산호밭. 주변 모래밭은 아이 손바닥크기 만한 게들의 세상이다. 한밤 오징어잡이 배의 집어등 아래서는 오징어를 뜰채로 낚아 즉석 회잔치를 펼친다. 인생도 이렇게 쉽고 재미있었으면….

랑카위군도는 알뜰신혼 여행지로 좋다. 면세혜택으로 싼 물가에 돈 쓸데도 별로 없기 때문. 호텔 바에서 생맥주를 몇 잔씩 들이켜도 1만원이면 족할 정도다.

★주변관광★

▽랑카위코럴〓풀라우파야 국립해양공원의 산호섬으로 스노클링의 천국. 체모(體毛)를 먹이로 착각해 달려들어 입질해대는 물고기에 혼비백산하기도 한다.

▽섬일주〓원숭이 이구아나가 사는 섬, 사슴과 원숭이 공작이 노니는 숲가 해변에서 게 새우 숯불바베큐를 즐기는 바베큐섬을 소형보트로 둘러본다.

▽해양수족관〓낙타물고기 엔젤피쉬 백상어 해룡 등이 수집돼 있다.

★르박 마리나리조트★

신혼부부를 세심하게 배려하는 수준 높은 리조트호텔. 랑카위섬에서 보트로 15분 거리에 있다. 해질녘 온통 주홍빛에 물든 바다 위로 하얀 요트를 타고 말라카해협을 가로지르는 선셋크루즈를 즐길수 있다. 선수(船首)에서는 신부를 신랑이 감싸 안고 영화 ‘타이타닉’의 한 장면을 연출한다.

신혼부부용 객실은 침대에 누워 바다를 감상할 수 있도록 특별히 설계됐다. 한국사람들이 몇끼를 먹어도 물리지 않을 정도로 음식이 잘 맞는다.

★신혼패키지★

르박섬 마리나리조트에서 사흘밤을 지내는 허니문상품(5박6일·69만9천원)이 판매중이다. 배재항공여행사 02―733―3313

▽문의〓말레이시아관광청 서울사무소. 02―779―4422

현지취재〓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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