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최한울/사회지도층부터 우리말 사용 앞장을

  • 입력 1999년 2월 26일 16시 26분


김종필총리가 연말 내각제와 관련해 사용한 `몽니`(심술궂게 욕심부리는 성질)라는 순 우리말이, 최근 동아일보 지면에 연달아 나와 신선한 느낌을 준다.

2월 3일자 날씨기사 제목 `입춘 시샘 동장군 몽니` 2일자 `기자의 눈-朴수석 입북지연의 교훈`에서 `북한이 한때 몽니를 부렸다`라는 표현이 그것이다.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어떤 공식석상에서 순수한 우리말을 사용하는 것은 그만큼 영향이 크다. 총리가 사용하기 전에 `몽니`라는 단어를 과연 몇 명이나 확실히 알고 있었을까.

우리는 `모라토리움`『지불상환 유예) `스토커`(병적으로 치근거리는 사람))는 알아도 `화수분`(재물이 자꾸 생격서 아무리 써도 줄지않음) 이나 `두억시니`(모질고 사나운 귀신) `우두망찰

하다`(갑작스런 일로 어찌할 바를 모르다) `난바다`(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넓은 바다)등을 얼마나 알고 쓸까?

또 하나, 설날을 구정이라고 더 이상 부르지 말자. 구정은 잘은 몰라도 일본식 표기가 아닌가싶다. 아름다눈 우리말 `설` `까치설` `설날`이 있는데 왜 굳이 `구정`이라고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국어대사전이 점차 우리말사전이 아니라 외국어-외래어사전이 돼가는 이 마당에 우리말에 대한 애정이 좀 지나치다고 안될 일이 있을까? 대통령부터 솔선수범하여 우리말 사용을 일상화하면 좋겠다.

최한울<광명시 철산동 주공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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