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지하철 9호선 재검토』인근주민 반발

  • 입력 1999년 2월 24일 18시 37분


건설교통부가 23일 서울을 포함한 전국 19개 지하철 건설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발표하자 노선과 역사를 이미 확정한 서울 3기 지하철 9호선 노선의 인근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97년 확정된 9호선은 김포공항∼둔촌(총연장 38㎞)으로 서울의 동서를 가로지르는 노선. 여기에는 36개역이 있고 이중 12개가 환승역이다. 또 역세권 형성 전망에 따라 건설이 계획된 아파트 단지가 1백20개를 넘는다는 것이 부동산업계의 추정이다.

23일 정부가 전면 재검토를 발표하자 9호선 주변의 아파트단지에 살거나 투자한 사람들은 “집 값이 떨어진다”며 항의했다.

아파트값 상승이 기대됐던 강서구 가양동의 한 32평형 아파트를 지난해 1억3천5백만원에 분양받은 김모씨(52)는 “1천만원을 낮춰 팔려해도 살 사람이 없다고 한다”면서 “정부 발표만 믿고 투자를 했다가 손해만 보게 됐다”고 말했다.

가양2동 우성아파트 주민 장계자(張桂子·45)씨는 “지하철 출구가 아파트 정문 앞에 설치될 예정이었다”면서 “지하철을 이용하기가 어렵게 될 것 같아 섭섭하다”고 말했다.

강남구 논현동 경복아파트에 사는 최화선(崔華善·48)씨도 “지하철이 들어온다는 소식을 듣고 좋아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서울시 홍종민(洪鍾敏)지하철건설본부장은 “3월중 3기 지하철 9∼12호선 노선조정에 대한 공청회를 갖겠다”며 “가급적 내년 하반기에는 9호선 공사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진영기자〉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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