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편지]정세희/『중학생 돼서도 성실한 딸 되기를』

  • 입력 1999년 2월 10일 18시 59분


사랑하는 지원아, 엄마의 손을 잡고 초등학교에 입학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졸업을 앞두고 있으니 세월이 빠르다는 것을 실감할 것 같구나.

예나 지금이나 네 식구가 단칸방에 살고 있지만 불평 한마디 없이 열심히 공부하는 네가 대견하면서도 공부방 하나 마련해주지 못하는 것이 미안할 뿐이다.

아빠를 닮아 키가 크다는 이유로 일곱살에 입학하는 바람에 적응하느라 한동안 고생하는 것을 보고 내가 잘못 판단한 것은 아닌지 걱정이 들기도 했다.

특히 네가 3학년 때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아빠 엄마는 가슴이 무척 아팠단다. 일반주택에 산다는 이유로 아파트단지 친구들이 놀린다며 전학시켜 달라고 졸랐었지. 그런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초등학교 생활을 충실하게 마치는 것을 보니 자랑스럽다.

그러나 무슨 시련이기에 네가 자꾸 수술을 받아야 하는지 가슴이 답답하구나. 95, 97년 차례로 탈장 맹장 수술을 받았는데 얼마전 또 탈장 수술을 받았으니 말이다. 키도 잘 크고 건강에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데….

다행히 이번 수술이 잘 끝났고 건강도 많이 회복돼 이제 안심은 된다만 앞으로 건강했으면 좋겠다.

지원아, 너는 교수가 되고 싶다고 했지. 그동안 잘 도와주지 못했다만 앞으로 네 꿈이 이뤄질 수 있도록 아빠가 힘닿는 데까지 최선을 다하마. 너도 지금까지 그래온 것처럼 중학생이 되어서도 매사에 성실한 내 딸이 되길 바란다.

정세희<상업·대전 중구 오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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