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남찬순/남북한 농구경기

입력 1999-02-07 19:29수정 2009-09-24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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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농구열풍은 대단하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농구경기가 청소년들의 키를 크게 하는 데 좋다며 각 학교별로 농구경기를 권장하라는 ‘교시’까지 내렸다. 이에 따라 학생들 중심의 농구 소조만 해도 1백30여개라고 한다. ‘태풍’과 ‘폭풍’이라는 이름의 프로 농구팀도 만들었다. 북한 어디를 가나 ‘모든 부문, 모든 단위에서 농구를 대중화하자’는 선전구호가 걸려 있다.

▽북한 농구의 우상은 현재 캐나다에 머물고 있는 이명훈선수다. 키 2m35인 이명훈은 미국 NBA 입단교섭을 하고 있으나 성사가 잘 되지 않는 모양이다. 지난해 5월에는 휴가명목으로 귀국해 방북(訪北)중이던 미국 남자대학생 농구팀과 경기를 갖기도 했다. 당시 북한 언론들은 이명훈의 선전에 힘입어 미국팀을 1백27대 83으로 대파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을 방문했던 정주영(鄭周永)현대 명예회장이 이르면 4월중 평양에서 남북 농구대회를 갖기로 북측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현대가 4월께 착공할 평양실내체육관 건립기념으로 이 대회가 추진될 전망이다. 아직은 우리 농구 실력이 한 수 위지만 북한의 실력도 만만치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 기회에 이명훈이 뛰는 모습을 보는 것도 농구 팬들의 희망사항일 것이다.

▽남북한 체육교류는 91년 서울과 평양에서 열렸던 청소년 축구 평가전이 마지막이다. 그동안 냉각된 남북한 관계가 체육교류도 얼어 붙게 했다. 체육교류는 남북한이 가장 부담없이 추진할 수 있는 분야다. 북한만 반대하지 않는다면 아직 제자리를 못 찾은 이명훈을 우리 프로팀이 스카우트 못할 이유도 없다. 아무쪼록 4월에는 남북한 농구경기가 열려 체육교류의 새로운 계기가 됐으면 한다.

〈남찬순 논설위원〉chans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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