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부위 최소화」 수술 각광

  • 입력 1998년 12월 15일 19시 40분


‘수술부위를 작게 하라’.

최근 내시경 미세현미경 미세드릴 레이저 등의 첨단 의료기기를 이용해 수술부위를 최소화하는 ‘최소침습술(最小浸濕術·Minimally Invasive Surgery)’로 수술하는 의사들이 늘고 있다.

현재 최소침습술로 수술할 수 있는 종류는 2백여 개. 이비인후과 안과 산부인과에선 일반적인 추세로 잡아가고 있고 △무릎 어깨 손목의 관절경 수술 △허리 등 목 가슴뼈의 수술 △담낭절제술 △결석제거술 등에서도 최소침습술로 수술하는 의사가 기존의 ‘칼잡이’ 대신 새로운 명의(名醫)로 떠오르고 있다(별표 참고).

그러나 아직 많은 의사들은 “크게 잘라야 수술 부위가 잘 보이고 환자가 안전한 수술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고려대 안산병원 일반외과 김선한교수는 “이는 의사 중심의 사고일 뿐”이라며 “환자는 통증이 작고 회복도 빠르며 수술 자국이 작은 수술을 원한다”고 말했다. 또 을지의대 신경외과 하호균교수는 “과거엔 방을 활짝 열어야만 방 전체를 볼 수 있었으나 지금은 ‘특수카메라’를 문 안으로 넣기만 하면 방을 더 정확히 볼 수 있다”면서 “기술의 발달로 수술부위를 작게하고도 안전하게 수술할 수 있다”고 설명.

최근 선보인 최소침습술을 소개한다.

▼뇌〓그동안 뇌에 이상이 생기면 머리를 박박깎고 두개골을 크게 열어 수술해왔다.그러나 물렁물렁한 뇌는 조금만 스쳐도 조직이 쉽게 상처입기 때문에 환자에게 수술 후 정신이상 반신불수 간질 등 합병증이 생길 위험이 컸다.

최소침습술로 수술할 경우 뇌 앞부분에 이상이 있으면 눈썹을 2∼3㎝ 정도 잘라 내시경이나 미세현미경으로 보면서 수술할 수 있다. 대뇌 아래에 있는 뇌하수체 종양은 콧구멍으로 내시경과 미세드릴을 넣어 제거한다. 한양대병원 신경외과 고용교수는 96년부터 최근까지 3백여명의 뇌 질환자를 미세침습술로 치료. 연세대의대 신경외과 최중언교수는 어린이의 뇌질환을 최소침습술로 치료했다. 을지의대 하호균교수는 최근 뇌하수체 뒤쪽의 뇌기저(基底)종양을 이 방법으로 없애는데 성공.

▼갑상선〓성균관대의대 강북삼성병원 외과 배원길교수팀은 최근 유방의 젖꼭지 둘레와 가슴 한가운데를 각각 5㎜∼1㎝ 잘라 내시경을 넣고 갑상선을 자르는데 성공. 과거 갑상선에 염증이나 혹이 생기면 목을 5㎝ 이상 자르고 갑상선을 제거했다.

▼대장〓김선한교수는 최근 ‘대한내시경 복강경 외과학회’에서 “장파열이나 복막염 장폐쇄증 등의 치료나 비정상적으로 튀어나온 위벽인 위게실(胃憩室)을 제거하는데 효과적이며 어린이와 젖먹이도 증세에 따라 복강경 수술을 할 수 있다”고 발표.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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