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철가방」도 구조조정 한파 『찬바람』

  • 입력 1998년 11월 30일 19시 30분


‘철가방 수난시대.’

중국집에서 음식배달을 하는 사람을 일컫는 ‘철가방’. 이들 철가방에게도 ‘구조조정’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한때는 3D업종이라 사람 구하기조차 어려웠지만 매상이 뚝 떨어진 요즘엔 중국집 정리해고 1호대상으로 떠올랐다.

서울 강남이나 사무실 오피스텔이 밀집한 지역의 초대형 중국집에서는 원래 3,4명의 철가방 대기는 기본. 하지만 요새는 1,2명으로 줄었다. 점심시간 공휴일처럼 주문이 밀릴 때도 부족한 철가방을 아르바이트로 때우고 있다.

IMF전만 해도 철가방 몸값은 ‘금값’. 오토바이를 잘 타고 눈치빠른 A급 철가방의 월급은 1백50만∼2백만원. 주위에 실력이 알려지면 웃돈에 스카우트 제의까지 받았던게 바로 엊그제 얘기.

불과 1년만에 A급 철가방 월급은 1백만원 안팎으로 감봉됐다. 그래도 이들은 ‘정식직원’대접을 받아 운이 좋은 편. 숱한 철가방 경력자들이 아르바이트 자리조차 구하지 못해 백수로 전전긍긍하는 신세.

일부 철가방들은 그동안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분식집 배달직을 기웃거리며 재취업에 안간힘을 써 보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은 현실.

H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학사 철가방 최혁재씨(30·서울 동대문구 동보성·경력3년)는 “배달할 때마다 손님들의 직업 연령에 맞춰 좋은 인상을 주려고 노력한다”며 하찮아 보이는 철가방 세계조차 실력없이는 ‘퇴출’ 당하는 현실을 안타까워 했다.

〈김종래기자〉jongr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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