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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11월 19일 19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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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기아엔터프라이즈와의 부산경기에서 박훈근은 96대98로 2점 뒤진 상황에서 경기종료 1.6초전 천금같은 3점슛을 성공시켜 대어낚기의 주인공이 됐다. 결승3점포 등 3점슛 3개를 포함해 자신의 프로데뷔 이래 한경기 최다인 27득점.
그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15일 동양전에서 21득점에 리바운드 8개. 18일 나산전에선 17득점을 쏟아부었고 나산의 용병센터 잭슨과 대등한 골밑싸움을 해냈다. LG는 지금 3연승. 그 큰 몫을 박훈근이 해내고 있다.
박훈근은 고려대 재학시절 박재헌(25·2m)의 그늘에 가려 대부분 벤치에 앉아있어야 했다. 프로에서도 ‘토종센터의 자존심’이라는 박재헌때문에 그가 설 자리는 없었다. 지난 시즌 박재헌은 경기당 평균 13.9득점에 5.5개의 리바운드. 반면 박훈근은 5득점, 2.3리바운드에 불과했다.
그러나 박훈근에게도 기회는 왔다. 박재헌이 지난 시즌 무리한 탓에 무릎연골수술을 받아 당분간 코트에 설 수 없게 된 것. 박훈근도 9월 왼쪽 발목을 다쳤지만 아프지 않다고 고집을 피운 끝에 주전자리를 따냈다.
부산중앙고 재학시절 그의 별명은 ‘자칼’. 이는 볼을 잡으면 반드시 슛을 성공시킨다고 해서 붙여진 것.
올시즌 4경기에서 박훈근은 평균득점 17.3점으로 지난 시즌의 3배가 넘는다. ‘자칼’이란 별명이 결코 부끄럽지 않다.
“지난해보다 잘해야겠다는 생각만 했는데 경기마다 잘 풀려 기분이 좋습니다.” 이제 그는 더이상 LG의 눈치꾸러기가 아니다.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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