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이야기]황호영/美 금리인하와 주가

  • 입력 1998년 9월 29일 19시 08분


주식투자자들은 요즘 혼란스럽다. 국내에서는 외환위기에 이어 구조조정이 진행됐다.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도 불안하고 러시아와 남미 국가들도 언제 부도위기에 몰릴지 모를 상황이다.

그 여파로 아시아의 주식시장은 바람 잘 날이 없다. 종합주가지수는 세계 금융시장 변화에 따라 4개월 동안 300선 주위를 맴돌고 있다.

정부는 금융구조조정을 9월말 끝내고 10월부터 경기부양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과거에는 이같은 정부 정책이 나오면 기대감으로 주가가 올랐지만 요즘 증시는 한계에 부닥쳐 별로 반응하지 않는다.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 때문이다.

‘세계 공황론’이 대두되고 이를 막기 위해 각국이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으나 좀처럼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방 선진국들의 공조체제가 거론되는 것은 큰 변화다.

미국의 금리인하는 후퇴조짐을 보이는 미국 경기를 되살려 아시아 남미 등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수출경기 회복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으로 몰려드는 달러를 주변국가로 분산시켜 세계적인 외환위기를 풀어나가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미국이 금리를 인하할 경우 몇차례 걸쳐 단계적으로 내릴 가능성이 높고 영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도 동조할 것으로 보여 세계 금융시장 불안이 진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금리인하가 세계 금융위기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우리가 신속한 구조조정과 경기회생을 위한 효과적인 노력을 기울인다면 금융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 여하튼 종착역이 보이지 않던 세계 금융위기에 대한 치유책이 마련되는 단계인 만큼 주식시장이 긴 잠에서 깨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될 지 지켜볼 일이다.

황호영(LG증권 투자전략팀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