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쯔강 유역은 중국 곡물의 거의 절반을 생산해내는 거대한 곡창지대다. 특히 쌀은 중국 총생산량의 70%가 이곳에서 나온다. 그밖에도 밀 보리 옥수수 콩 등 다양한 농작물이 자라는 식량공급지다. 농업뿐만 아니라 상하이(上海) 우한(武漢) 난징(南京)같은 상공업 도시가 발달한 지역이다. 이곳의 농업 및 제조업이 중국 총생산량의 40%를 차지한다는 점도 양쯔강 치수(治水)의 중요성을 말해준다.
▼치수는 농경생활과 역사를 같이한다. 고대문명과 통치권의 발생은 바로 이 치수에서 시작됐다. 제방을 쌓아 홍수를 막고 저수지를 건조해 농사철 물을 대주어야 농경사회 통치자가 신뢰받았다. 기원전 2백여년부터 1960년까지 1천30번 이상의 대범람이 있었다는 중국공식기록도 치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느껴진다. 양쯔강은 평균 50∼55년만에 한번씩 범람하는 것으로 기록돼 있다.
▼대범람의 위기 속에서 인구와 공업시설이 밀집된 대도시쪽 강둑을 보호하기 위해 작은 도시들이 자진해서 제방을 폭파했다고 한다. 국가차원에서는 큰 희생을 막기 위해 작은 희생을 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당사자들로선 남을 위해 자신의 목숨과 재산을 포기하는 살신성인이다. 수재로 중국경제가 휘청거릴 경우 위안화의 평가절하가 뒤따를지 모르고 우리의 수출에 악영향을 미치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김재홍<논설위원〉nieman9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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