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대정부질문/재벌-금융개혁]「우선순위」의견 분분

  • 입력 1998년 5월 11일 19시 46분


여야의원들은 11일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기업과 금융의 구조조정이 조속한 시일 내에 이뤄져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어떤 것을 먼저 할 것이냐는 우선순위의 문제에 대해서는 의견이 서로 달랐다.

이날 질문에 나선 여야의 대다수 의원들은 신속한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들은 “구조조정이 늦어지면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7%까지 내려갈 것이며 불황의 장기화로 일본과 같은 복합불황 상태가 돼 제2의 금융위기를 맞을 위험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구조조정의 우선순위와 관련, 국민회의 박광태(朴光泰)의원은 기업과 금융부문의 구조조정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동시진행론’을 폈다.

그는 “우선순위 논쟁은 본질을 흐리는 것이며 그 배경에는 구조조정을 지연시키려는 과거 기득권세력의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박종근(朴鍾根)의원은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금융구조조정이며 금융감독위원회는 이에 대한 청사진을 하루빨리 제시하라”면서 ‘선(先)금융구조조정론’으로 대항했다.

국민신당 원유철(元裕哲)의원은 “털끝하나 바꾸지 않고 있는 정부가 민간부문의 구조조정을 할 수 있다고 기대할 수 없다”며 “정부와 공공부문의 구조조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서상목(徐相穆) 제정구(諸廷坵) 권오을(權五乙)의원 등은 “정부정책이 구조조정과 고용안정 사이에서 표류하고 있다”며 정책혼선을 비판하는데 역점을 뒀다.

특히 제의원은 “정부가 기업구조조정을 추진한다면서 한편으로는 정리해고를 지방선거 이후로 미루어달라고 (기업에) 요구하는 작태도 ‘거야(巨野)의 발목잡기’때문이냐”고 따졌다.

〈문철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