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스탠더드라이프]美,문짝 커튼등 가정용품 표준화

  • 입력 1998년 5월 7일 20시 05분


헤이츠 등 미국의 가정용품 전문점에 가면 방대한 매장 규모에 놀란다. 없는 물건이 없다 할 정도로 품목이 다양한 데 두번째로 놀란다. 못만 봐도 벽에 박는 작은 것부터 거울 시계 그림 등 거는 물건의 무게에 따라 수십가지다.

매장 뒤편에 가면 문짝이나 창문을 통째로 판다. 우리같으면 목수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미국인들은 예사로 이것들을 직접 달거나 바꾸곤 한다. 손재주가 좋아서 그럴까.

해답은 표준화에 있다. 개성있는 주택들을 보면 제멋대로 지은 것 같지만 창문이나 문의 크기가 몇가지로 정해져 있다. 창문의 크기가 일정하기 때문에 유리창이나 커튼 블라인드도 정해진 사이즈로 나온다. 규격화된 문에 맞춰 문고리나 현관자물쇠의 크기도 일정하다.

사이즈를 재어 가정용품 전문점에 가면 딱 맞는 크기의 제품을 살 수 있다. 사다 끼워넣으면 그것으로 작업끝. 만약 ‘집안 잡일’이 귀찮아 수리공을 부르면 최소한 시간당 30달러 이상을 줘야 한다.

자동차도 헤드라이트나 와이퍼정도는 집에서 갈아끼운다. 엔진오일을 가정에서 교환하는 사람도 많다. 그 많은 종류의 부품을 전문점에 가면 다 구할 수 있다. 두툼한 안내책자를 뒤지면 자동차의 연식과 모델별로 부품에 번호가 있어서 처음 가는 사람도 금세 찾을 수 있다.

워싱턴 근교 페어팩스 카운티에 사는 레이먼드 보이머(47)는 84년에 산 무스탕을 아직도 타고 다닌다. “큰돈 들이지 않고 제때 부품을 교체하고 손질을 해온 덕분에 차를 오래 탈 수 있었다”고 그는 말했다.

웬만한 살림살이는 누구나 손수 바꾸거나 고치기 때문에 각종 공구도 잘 팔린다. 성능좋은 전동식 드라이버나 드릴은 군침 흘릴 만한 인기상품으로 대접받는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