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임연철/중국인 訪韓 러시

  • 입력 1998년 5월 6일 19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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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의 여행하기 좋아하는 성향은 그 비좁은 기차의 경좌(硬座)에 앉아 하루 이틀의 고행을 마다하지 않고 참아내는 데서 잘 나타난다. 베이징(北京)의 쯔진청(紫禁城)관광객도 외국인보다 지방에서 온 중국인이 대부분이다.

사연도 여러가지지만 노인이라면 정년퇴임기념으로 직장에서 보내줘 평생에 한번 베이징에 와보는 이들임에 틀림없다. 이 노인들도 딱딱한 나무의자인 경좌에 앉아 오랜 여행끝에 ‘서울구경’을 하는 것이다.

▼그 여행 좋아하는 중국인들이 국경을 넘어 한국에 쏟아져 들어올 전망이다. 중국이 한국을 자유관광대상국으로 지정해 중국인들이 정부의 허가 없이도 여행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무역이나 공무 등으로 여행이 제한됐던 지난해에도 21만4천여명이 방한했음을 감안하면 앞으로 그 인원이 크게 늘어날 것임은 쉽게 짐작된다. 한해에 최소 50만명에서 1백만명은 될 것이라는 게 관계당국의 예측이다.

▼중국인의 개인소득은 5백여달러에 불과하지만 해안을 따라 산둥(山東)에서 광둥(廣東)에 이르는 성(省)의 소득수준은 꽤 높다는 게 정설이다. 지형적으로는 서고동저(西高東低)지만 경제수준은 동고서저(東高西低)가 뚜렷해 신흥부자들은 외제차는 물론 첨단 패션을 즐길 정도다. 이들을 일컬어 다콴(大款) 파오파후(暴發戶)라고 하는 데서도 소득수준을 알 수 있다.

▼올해 우리나라의 관광객 유치 목표가 4백25만명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50만명만 와도 1할이 넘는 큰 비중의 손님이 된다.

우리가 백두산과 베이징을 오가며 달러를 쓰던 것이 엊그제임을 생각하면 금석지감을 금할 수 없다. IMF사태 극복뿐만 아니라 관광을 통한 국가이미지 제고를 위해서도 중국인 관광객 맞이에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되겠다.

임연철<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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