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건은 우리 사회의 기본적인 인권보호망에 큰 구멍이 뚫렸음을 보여준다. 각 병원과 경찰은 미혼모가 포기한 영아나 기아(棄兒)를 입양기관이나 보호시설에 넘기도록 돼 있다. 그런데도 문제의 개업의는 마치 가축이나 애완동물 팔아 넘기듯 영아를 앵벌이조직에 팔아 넘겼다. 이보다 더한 범죄가 있을까. 감독기관인 보건복지부와 의협 등에 대한 엄중한 책임추궁이 있어야 한다.
▼경찰도 책임이 크다. 앵벌이는 공개된 아동학대요 아동인권유린이며 아동노동력 착취다. 그런데도 경찰은 이 명백한 범죄를 지금까지 못본 체 해왔다. ‘지하철범죄수사대’가 뭘 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경찰이 매일 밤 벌이고 있는 음주운전단속에 쏟는 노력의 1백분의 1만 동원해도 앵벌이범죄조직은 짧은 시간내 완전 소탕이 가능할 것이다.
▼이번 일은 우리 사회의 책임이기도 하다. 풋풋하게 자라야 할 어린이들이 노예처럼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있는 것을 일상적으로 목격하고도 그동안 너무 무관심했다. 그 많은 시민단체와 인권단체들이 앵벌이에 대해서는 왜 침묵해왔는지도 궁금하다. 외국에서는 어린이의 노동력을 착취해 만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인도산(産) 카펫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김차웅<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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