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마이클 캐넌/외국기업 유치 일자리 만들길

입력 1998-03-04 20:49수정 2009-09-25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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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경제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해 한국 정부와 민간은 외국자본의 유치에 온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경제위기는 단지 외환확보만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으로 대변되는 외환부족의 위기는 경제구조의 비효율성이라는 보다 근원적인 문제의 한 단면에 불과하다.

▼ 선진 기술-경영 습득 효과 ▼

경제구조조정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장 고통스러운 것 중의 하나는 바로 대량실업 문제다. 결국 어떻게든 새로운 고용창출을 이루어내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나 1930년대 미국 루스벨트 대통령이 시행한 뉴딜정책식 대규모 정부지출을 통한 고용창출은 IMF체제하에서는 부적절하다. 오히려 물가가 걷잡을 수 없이 치솟는 ‘하이퍼 인플레이션’의 폐해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대신 IMF 경제체제하에서는 외국자본의 직접 투자, 즉 외국기업의 유치가 실업문제 해결에 훨씬 효과적이다. 외국기업의 유치로 선진 생산기술 및 경영기법을 배우는 것은 오히려 부수적인 이득이다. 보다 직접적인 이득은 고용창출이다. 영국 및 미국 등의 선진국들이 외국기업의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가 바로 고용창출의 효과 때문이다. 실업의 피해는 경제분야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그 피해는 경제는 물론 사회 전체분야에 미치고 그 고통 또한 크다.

‘해가 지지 않던 나라’ 영국도 70년대 중반 IMF로부터 39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받은 일이 있다. 영국 국민에게는 ‘대영제국’의 자존심이 완전히 구겨진 치욕의 역사였다. 하지만 지금은 ‘아픈 역사’를 딛고 다시 떳떳한 유럽의 일원으로 서있다. 70년 이후 시행된 공공분야의 과감한 개혁과 자유시장경제 정책이 영국의 경제위기를 극복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영국 정부의 자유시장경제 정책은 국가 생산시설의 민영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과 외국기업의 투자를 통한 고용창출로 요약될 수 있다. 우선 정부의 시장 참여와 간섭을 최소화했다. 전기 수도 통신 철도 항공 군수 석유 등 공공서비스 분야를 과감히 민간에 이양했다. ‘민영화’와 더불어 영국 정부는 외국기업의 유치를 통한 고용창출에 총력을 기울였다. 중앙 및 지방정부는 온갖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을 ‘유혹’했다. 행정규제를 없애고 각종 지원금 및 세금혜택을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제공했다. 대학교 및 연구소들의 투자유치활동도 정부 못지않았다. 외국기업들에 필요한 노동력의 교육은 물론 연구개발(R&D)시설과 산학(産學)공동의 연구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했다.

정부와 민간의 이러한 노력으로 영국은 지금 외국기업들이 거의 ‘점령’하다시피 했다. 예를 들어 영국의 북부 스코틀랜드에만 98년 현재 북미 유럽 아시아 등에서 6백여개의 외국기업들이 들어와 생산 활동을 벌이고 있다. 세계 8대 컴퓨터 생산업체 중 5개 회사, 10대 정보시스템회사 중 4개 회사가 이곳에 들어와서 현지인들을 고용하고 있다.

스코틀랜드는 작년 한해에만 86개의 외국기업을 유치, 1만4천3백여명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효과를 얻었다. 정부의 입장에서는 자국민에게 일자리를 제공해주고 정부에 세금 내고 부가가치를 창출해 주는 이들 외국기업이 더없이 고마울 따름이다.

▼ 정부서 각종 혜택 제공을 ▼

영국 국민도 자국의 영토내에서 활동하는 기업의 국적에 개의치 않는다. 일자리를 주고 정부에 세금을 내면 그만이다. 기업의 국적이 어디건 기업주가 외국인이건 상관하지 않는다. ‘흰 고양이’건 ‘검은 고양이’건 자기의 영토에 들어와서 일자리를 제공해 주는 기업이 ‘진짜 고양이’라는 것을 영국 국민은 깨달은 지 오래다.

마이클 캐넌(스코틀랜드 투자개발청 아·태담당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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