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남찬순/「대관령 폭설」수난

입력 1998-01-16 20:13수정 2009-09-25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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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내린 눈(雪)의 양은 적설과 신적설량으로 구분된다. 며칠동안 쌓인 눈은 적설이고 하루 동안 내린 눈은 신적설이다. 기상청이 밝힌 세계 최고 적설은 1911년 3월1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타마라크의 적설로 무려 1천1백53㎝였다. 1921년 4월14일 미국 콜로라도주 실버레이크에 내린 1백93㎝의 눈은 세계 최고의 신적설량을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적설과 신적설의 기록은 모두 울릉도가 갖고 있다. 기상청이 측정한 울릉도 적설량의 최고는 지난 62년 1월31일의 2백93.6㎝이고 신적설량은 55년 1월20일의 1백50.9㎝가 최고다. 대관령의 적설량은 지난 89년 2월26일 1백88.8㎝, 신적설량은 92년 1월31일의 92㎝가 최고였다. 이번 대관령의 눈도 적설량이 1백61.2㎝, 신적설량이 약 70㎝를 기록했다니 엄청난 폭설이다. ▼기상청은 이 폭설이 보통은 제주도 남쪽에 있던 고온습윤한 구름대가 엘니뇨 때문에 밀려 올라와 북동기류에 부딪혀 일어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지구촌은 이러한 ‘엘니뇨 횡포’때문에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태평양 연안지역은 물론 중동 유럽지역도 폭설 홍수 한파로 시달리고 있는 중이다. 우리도 작년 11월 내무부에 ‘엘니뇨 종합대책실무위원회’를 두고 엘니뇨 대책을 세운다고 했지만 이번에 또 꼼짝없이 당했다. ▼5천여명이 대관령 고갯길에 갇혀 혹한과 허기로 고생했다. 남부지방의 폭우까지 겹쳐 3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기상이변 예보가 있었는데도 모두 자기와는 상관없는 일로 생각한 탓에 피해가 더 컸다. 특히 경찰과 한국도로공사측은 통행금지 등 충분한 예방조치를 취할 수 있었는데도 뭘 했는지 모르겠다. 엘니뇨를 탓하기보다는 대비를 소홀히 한 우리 자신부터 반성할 일이다. 남찬순<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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