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슈퍼리그]「집잃은 고려증권」투혼 대폭발…2위확정

  • 입력 1998년 1월 12일 20시 22분


“오늘은 고기 좀 먹어보자.” 이렇게 말하는 고려증권 진준택감독의 눈시울은 붉어졌다.12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데이콤배 98한국배구슈퍼리그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3대0으로 승리, 6승1패로 1차대회에서 남일반부 2위를 확정한 고려증권. 경기가 끝나자마자 몰려온 고려증권의 옛 직원 10여명이 “얼마 안되지만 오늘 저녁식사나 하라”며 건네준 봉투를 받아든 진감독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모기업의 부도로 인해 간신히 이번 대회에 출전한 고려증권은 4강 진출도 힘들 것이라는 당초의 예상을 뒤엎고 1차대회에서 2위를 차지함으로써 15일부터 시작되는 2차대회에서의 선전을 예고한 것. “그래 2차대회에서 더 잘 할려면 힘을 내야지.” 눈가를 슬쩍 닦아낸 진감독은 선수들과 함께 회식 장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고려증권은 이날 탄탄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탑건’ 박희상이 버틴 대한항공을 이겨 1차대회를 잘 마무리했다. 1세트를 접전 끝에 17대15로 이긴 고려증권은 2세트에서 10대7까지 추격당했으나 오봉식(9득점 11득권)의 블로킹 득점과 손재홍(7득점 12득권), 박선출(4득점 10득권)의 강타로 연속 득점, 15대7로 이겼다. 3세트에서 고려증권은 그동안 전 경기를 소화해내느라 어깨와 무릎이 좋지 않은 라이트 주포 문병택을 빼고 윤상용을 투입했고 대한항공은 이틈을 타 13대11까지 바짝 따라붙었다. 이때 대한항공 김석호가 때린 볼은 사이드라인을 벗어난 반면 고려증권은 새내기 손재홍이 왼쪽에서 득점타를 성공시켜 15대11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한편 여일반부에서는 효성이 후지필름을 3대1로 누르고 6강이 겨루는 2차대회 진출권을 따냈다. 〈권순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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