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외환보유 급감 경계해야

  • 입력 1997년 9월 6일 20시 32분


한국은행 외환보유액이 급감하면서 외환관리에 경고등이 켜졌다. 국제통화기금(IMF)이 권장하는 적정보유액에 40억∼50억달러나 밑도는 3백11억4천만달러의 외환보유고는 경계해야 할 금액이다. 석달분 수입액을 기준으로 한 IMF의 권장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국제수지나 외환수급을 감안할 때 지금의 보유고는 안심할 수 없는 수준이다. 한보사태 직후 외환보유액이 2백91억달러로 내려갔어도 무사히 넘겼으니 앞으로도 별 일 없으리라고 방심해선 안된다. 일시적인 시장혼란이나 불안심리가 상승작용을 일으켜 위기를 몰아오는 외환시장의 특성 때문에 기민한 대처가 필요하다. 해외차입이 어려워진 금융기관 지원과 환율안정을 위해 22억달러나 외화를 공급한 것이 보유고 급감의 주요인이지만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큰 일이다. 단기적으로는 금융 외환시장을 안정시키는 게 급선무다. 재벌기업 부도로 금융기관이 휘청대면서 해외신용 추락과 차입여건 악화로 외화조달에 차질을 빚어 보유외화를 대량으로 푸는 상황은 조기에 수습해야 한다. 늦었긴 하나 금융기관에 특별융자를 하고 해외신용 회복에 정부가 적극 개입한 것은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당국이 환율안정 의지를 분명하게 전달해 외환투기나 가수요를 사전에 차단하는 것도 중요하다. 시장불안을 틈타 국제투기자금이 외환시장을 교란할 가능성도 예의주시해야 한다.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면서 동시에 경상수지적자를 줄이는 일이 초미의 과제다. 수출이 살아나고 무역적자가 개선되는 추세지만 올해도 무역적자는 1백50억달러를 넘을 전망이다. 수출경쟁력 제고를 위한 경제체질개선과 함께 여행수지적자 축소 및 불요불급한 수입억제에 국민 모두가 나서야 한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