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인성교육현장/특별활동]「공부」해방 꿈 펼치게

  • 입력 1997년 9월 1일 08시 10분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의 가든 인터내셔널 중학교 3년생인 라시드 샤르마(15)는 자신을 소개할 때 늘 「녹색그룹 샤르마」라고 한다. 그는 3년간 녹색 체육복만 입었다. 이 학교 학생들은 입학과 동시에 4개의 큰 그룹으로 나누어진다. 청 백 녹 황색 그룹이 그것. 학년이 올라가면 학급은 달라지지만 체육복 색깔, 즉 체육그룹은 졸업때까지 바뀌지 않는다. 1년에 한번씩 열리는 체육대회는 학급별 대항이 아니라 4개 그룹별 대항이다. 체육복 색깔로 구분해 벌이는 체육대회는 1년중 가장 신나는 행사다. 그렇다고 정규 체육수업까지 그룹별로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체육시간은 학급별로 하고 방과후 특별활동은 클럽별로 운영된다. 학생들은 체육시간과 클럽활동을 통해 갈고 닦은 실력을 체육대회때 그룹별로 겨루는 것이다. 이 학교에는 농구 골프 하키 댄스 에어로빅 독서토론회 등 모두 31개의 특별활동 클럽이 있다. 모든 학생이 1개 이상의 클럽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규정에 따라 샤르마는 볼링과 공예반에 가입했다. 대부분은 샤르마처럼 2, 3개의 특별활동을 하는데 운동반 하나와 취미생활반 하나씩이 일반적이다. 일본 도쿄 근교의 우타세(打瀨)중학교 1학년인 우라베 아키코(占部亞紀子·13)는 중학생이 되고 나서 귀가시간이 꽤 늦어졌다. 합주부에 가입했는데 방과후 친구들과 악기를 연주하다보면 어느새 밖이 어두워진다. 전자오르간 실로폰 아코디언 심벌즈 등으로 구성된 합주부에서 아키코가 요즘 재미를 붙인 악기는 드럼. 아키코는 『평소 TV에서 가수들이 드럼치는 것을 보면서 동경했었다』면서 『직접 땀을 흘리며 쳐보니 여간 신나는 게 아니다』고 기뻐했다. 이 학교는 특별활동에 관한 한 밤 11시까지 학교시설을 개방한다. 모든 창문틀 색깔이 청색과 녹색으로 구분돼 있다. 녹색 창문틀이 달린 공간은 수업이 끝나면 문을 닫지만 청색 창문틀 한 곳은 방과후에도 원하면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다. 음악실 미술실 공예실 컴퓨터실 체육관 등은 모두 청색 창문틀로 돼 있다. 이 학교의 사이토 기요시 교감은 『의무적인 정규수업과는 달리 자신이 좋아하는 활동영역을 스스로 선택해 참여하는 특별활동은 학생을 다재다능하고 적극적인 인간으로 키운다』면서 『특별활동에 대해서는 시설과 시간 경비 등 모든 것을 전폭적으로 지원한다는 것이 학교방침』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 인터내셔널 중학교(JIS)는 「특별활동의 천국」이라 할 만하다. 스포츠 댄스 음악 미술 영화 등 클럽만 50개가 넘는다. 수업이 끝나는 오후 3시부터 5시까지는 특별활동 시간. 모든 학생들은 일주일에 2개 이상의 특별활동에 참여해야 한다. 오후 5시부터 7시까지는 학부모도 참여할 수 있다. 농구 테니스 축구 등의 경우 선수출신 학부모들이 직접 와서 가르치기 때문에 특히 인기가 높다. 이 학교 니알 넬슨 교장은 『대부분의 학생이 졸업전까지 10개 이상의 특별활동반을 거친다』면서 『이를 통해 숨어있던 자신의 소질을 발견하기도 하고 평생 즐길 수 있는 취미생활을 갖게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도쿄·콸라룸푸르·자카르타〓윤종구기자〉 ▼ 제보를 기다립니다 ▼ 외국생활을 하며 직접 경험한 생생한 인성교육 사례를 알려주시면 지면에 반영하겠습니다. 전화:02―361―0275∼9 팩스:02―361―0424∼5 주소:서울 서대문구 충정로3가 139 동아일보사사회1부 교육팀(12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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