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임현상/익사체발견-연고지연락 주민 노력 감명

  • 입력 1997년 8월 19일 07시 52분


지난 11월 목포경찰서 신의파출소에서 긴급 연락이 왔다. 전남 신안군 신의면 상태서리 농수로에서 익사체가 발견돼 연고지를 수소문하여 통지하니 급히 오라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유가족과 함께 목포에서 배를 타고 상태 선착장에 도착하니 신의파출소 차석 마을이장(박왕석)을 비롯한 주민들이 승용차까지 대기시키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조카가 평소에도 주벽이 심해 가족에게 걱정을 많이 끼쳤는데 6개월 전부터 행방불명이 됐었다. 그런데 그동안 신안군 상태서리에서 염전 날품팔이를 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사고가 나던 그날도 일을 마치고 주막에서 과음하고 숙식처로 가는 도중 농수로에서 더위를 식히고자 물속에 들어갔다가 만취상태라 심장마비(부검결과)로 목숨을 잃은 것이다. 그런데 마을사람 전체가 나서서 내집 일처럼 식사도 잊은채 장례일에 빈틈없이 나서주어 얼마나 큰 위로가 됐는지 모른다. 진심으로 유가족을 위로하고 화장비를 포함한 장례비용 일체를 전담 처리하여 주었고 유가족에게 위로금(8백만원)까지 마련해 주었다. 내 나이 75세에 이렇듯 감명깊은 일은 처음이다. 마을 주민들의 헌신적이고 협동봉사하는 모습은 자기 가족의 초상을 치르는 것 같았다. 전남 신안군 신의면 상태서리 주민들의 진심어린 온정에 머리숙여 감사한다. 임현상(전북 익산시 황등면 죽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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