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서민전담 은행 『실속』 재벌상대 『곤욕』

  • 입력 1997년 4월 26일 20시 02분


「가난한 사람일수록 은행돈을 덜 떼어먹는다」. 올 들어 한보와 삼미의 부도에 이어 진로그룹이 자금위기에 빠지면서 서민금융을 전담하는 국민은행이 다른 은행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이들 세 그룹에 대한 5대 시중은행의 순여신은 제일은행이 1조4천3백68억원, 조흥 서울 상업은행이 각각 4천억원 이상이며 한일은행도 8백억원대. 부실이 많지 않은 신한은행과 보람은행도 수십억원씩 물렸지만 국민은행은 순여신이 한푼도 없다. 국민은행은 총여신 22조1천5백24억원 중 대기업 여신이 2%에 불과해 대기업의 부도 태풍에도 까딱 없다. 국민은행 여신관계자는 『가계대출도 부실이 생기긴 하지만 한꺼번에 대형사고가 터질 가능성은 없다』며 여유만만. 가난한 사람일수록 「부도」를 덜 내는 건 다른 나라도 비슷하다. 콜롬비아 카히야소시알은행이 대표적 사례. 이 은행은 최근 4년간 구멍가게주인 행상 등 도시빈민에게 과감히 신용대출, 중남미에서 최고수익을 내는 성공을 거뒀다. 슈다르 볼리바르 지점의 경우 3천명의 빈민 고객에게 평균 3천달러를 빌려줬지만 떼인 돈은 제로에 가깝다. 〈천광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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