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화제]굿공연 인간문화재 김유남씨

  • 입력 1997년 2월 14일 20시 10분


[신복예 기자] 「굿도 보고 점도 치고」. 서울 대학로에 있는 서울두레극장에서 떠들썩한 굿판이 벌어졌다. 굿을 맡아서 진행하는 무당은 지난해 서울새남굿 인간문화재로 지정된 김유남씨(74). 관객들은 한국의 전통 공연물로 자리 잡아가는 서울굿을 구경할 뿐만 아니라 원하면 공연도중 점도 칠 수 있다. 해주는 말은 주로 관객의 명과 복을 빌어주는 덕담들이다. 관객석을 한번 휘젓고 무대로 돌아간 김씨는 60여년 동안 갈고 닦아온 최고의 장기인 대감놀이를 펼친다. 모든 신들을 불러 모아 질펀하게 노는 마당이다. 유명 국악인 김영임 김혜란 이선영씨 등이 모두 그에게서 이 대감놀이를 배웠다. 『서울굿은 나라에 좋지 않은 일이 생겼을 때 국운이 좋게 되기를 비는 나라굿입니다. 하지만 조선시대에는 유학자들의 위세에 눌리고 일제시대에는 미신으로 몰려 다른 굿보다도 핍박을 많이 받았지요』 김씨는 서울굿거리 29가지를 완전히 놀 수 있는 유일한 무당. 7세때 소꿉장난을 하다 갑자가 신이 내려 다른 무당이 바위밑에 숨겨 놓은 부채와 방울을 찾아내면서 무속의 길로 접어들었다. 갑부 양반가의 며느리였던 외할머니 어머니도 갑자기 신내림을 받은 무속인으로 어머니는 명성황후에게 불려다니며 이름을 날렸던 조선말 나라만신 반승업씨. 김씨는 신내림을 받은 뒤 어머니로부터 춤 노래 사설 등 옛법도에 따른 서울굿의 모든 예능을 배워 지금껏 서울굿의 전통을 지켜왔다. 이번 공연은 17일(오후7시반)까지 계속되며 공연도중 관객들에게 떡도 주고 술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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