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 전자랜드는 이른바 최신 컴퓨터와 프로그램이 넘치는 곳이다. 그런데 이곳에 또하나 넘치는 것이 있다. 다름 아닌 음란컴퓨터 CD다.
수많은 청소년들이 지나다니는 거리의 양옆에 성인용 CD들이 즐비한데 외국 모델들의 적나라한 누드사진들이 내걸려 보기에 민망하다.
문제는 이러한 성인용 음란 CD옆에 청소년들의 게임 프로그램이나 심지어 교육용 프로그램까지 함께 진열돼 있다는 점이다. 청소년들이 프로그램이나 게임 등을 사러 왔다가도 바로 옆에 있는 야한 사진들을 보게 되고 음란 CD를 쉽게 살 수도 있다.
아무런 제한없이 청소년 프로그램과 성인용 CD가 함께 진열돼 있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미국의 경우 노출이 심한 표지의 상품은 일반상품과 반드시 따로 진열하거나 아니면 겉에 검은색 비닐커버를 씌워 제목만 표시함으로써 청소년들을 보호하고 있다. 적어도 시각의 유혹 만큼은 배제시킨 셈이다.
그런데 우리는 전혀 규제가 없어 중고생들이 열심히 고르고 있는 청소년 프로그램 옆에 음란CD가 자연스럽게 놓여있는 게 여간 눈에 거슬리지 않는다. 이제 우리도 청소년프로그램과 음란CD를 구별하여 전시하고 과다 노출된 표지는 가려주는 등 최소한의 조치는 취해야 하지 않을까.
이승희(서울 송파구 잠실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