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청소년애용 농구장 돌연 게이트볼장 둔갑

  • 입력 1996년 12월 12일 19시 57분


우리 아파트 근처에는 간단한 체육활동을 할 수 있는 잘 닦여진 공간과 약수터가 있어 휴식을 취하고 어울려 운동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윗몸일으키기대 철봉 휴식할 벤치가 있고 어른들을 위한 테니스장과 게이트볼장 그리고 학생들을 위한 농구장이 있었다. 그런데 최근 농구장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게이트볼장이 또 하나 생겨 청소년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 농구장의 시설이 게이트볼장이나 테니스장보다 나빴지만 그래도 청소년들은 농구장에서 마음껏 뛰놀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행복했다. 그곳에서 잘 모르는 청소년들도 편을 갈라 농구를 하고 땀을 흠뻑 흘리면서 서로를 사귀곤 했다. 어린 초등학생들에서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워낙 인기가 좋았던 농구장은 그야말로 학생들의 천국이었다. 그런데 언젠가 멀쩡한 링을 바꿔준다는 이유로 어른들이 농구대의 링을 떼었다. 그런 농구장이 어느날 농구대마저 뿌리째 뽑혀버렸다. 이를 발견한 순간 온몸의 기운이 빠져나가는 느낌이었다. 이럴 수가… 속았다. 우리들의 천국을 저렇게 만들어 버리다니. 지금 그 자리에는 또 하나의 잘 닦여진 게이트볼장이 들어서 있다. 이제 그곳에서 생기발랄한 젊은이들의 웃음소리는 찾아볼 수 없다. 이 승 엽(강원 원주시 단구동 개운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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