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바하마제도 유람선관광]떠다니는 「특급호텔」

  • 입력 1996년 12월 11일 20시 16분


「현지취재=이 헌기자」작열하는 태양, 싱그러운 바람. 그리고 남국의 열정이 느껴지는 이국적인 풍경. 호화로운 유람선에 몸을 싣고 오대양 육대주를 주유하는 크루즈(유람선 여행)는 휴양과 관광을 겸한 최고의 상품으로 손꼽힌다. 그래서 서양인들중에는 크루즈 때문에 정년이 기다려진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지중해 알래스카 동남아 북구피오르드 등등…. 여러 코스가 있지만 북반구의 한겨울에는 아열대 기후가 연중 계속되는 바하마일대 크루즈가 최고다. 유람선안에서 절대 자유를 만끽하면서 무한정의 여유와 한가로움을 즐길 수 있는 바하마 크루즈. 그 새로운 여행의 세계로 안내한다. 「우리가 당신에게 줄 수 없는 것. 그것은 오직 지루함 뿐」. 크루즈의 선전문구다. 여행에서 맛볼 수 있는 거의 모든 즐거움을 담은 크루즈만의 자신감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여행의 매력은 최대한 게을러질 수 있는 자유를 얻는다는 것. 맑은 하늘에서 여과 없이 쏟아지는 눈부신 햇살 속에서 상쾌한 아침을 맞고 갑판 위의 순백색 테이블에 앉아 부드러운 커피 한잔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유람선 자체는 움직이는 호텔. 승객 두명당 한명꼴이 될 만큼 많은 승무원들이 배 곳곳에서 승객들을 맞아 서비스를 제공한다. 마치 백만장자가 된 느낌이다. 이 때문에 유람선에 오르는 관광객도 있다. 밤새워 항해한 유람선이 아침 햇살 아래에서 사랑스러운 모습을 드러내는 야자수 우거진 바하마제도의 어떤 섬에 다가간다. 새로운 여행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발 닿는 대로, 눈길이 멈추는 대로 돌아다니고 사진찍고 마시고 먹고 또 느끼고. 모든 게 내 마음대로다. 겨우 하룻밤 발을 뗀 육지의 촉감이 이렇듯 신선하고 상쾌하게 다가올 줄은 미처 몰랐다. 뉘엿뉘엿 태양이 저녁 노을을 드리우며 대서양 수평선 아래로 침강하면 유람선은 또 다른 모습으로 여행자들을 흥분시킨다. 우아한 레스토랑에서 세계 각지의 독특한 음식을 즐기는 디너 테이블은 언제나 크루즈여행의 하이라이트이며 새로운 밤여행으로의 문을 열어 준다. 밤바다를 배경으로 호화판 호텔로 그 모습을 바꾸는 유람선에서 여행자들은 라스베이거스 쇼, 우아한 댄싱파티, 격렬한 디스코텍, 카지노 등 여러 다양한 놀거리 볼거리를 바꿔 가면서 밤을 보낸다. 집에 돌아갈 걱정도 없이. ☎02―776―6175(로열캐리비언 크루즈라인) ▼ 4박5일 환상의 일주▼ 바하마 크루즈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를 출발, 쇼핑천국 프리포트와 「해적섬」 나소,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았던 자연 그대로의 관광지 코코케이 등 바하마제도의 그림 같은 섬을 4박5일동안 돌아보는 코스로 운항된다. 바하마제도남단의 프리포트(Freeport)는 이름 그대로 자유무역항. 항구 전체가 면세 지역으로 쇼핑가 「인터내셔널 바사료」에서 세계각국의 면세품을 두루 살펴볼 수 있다. 열대식물과 해변이 있고 골프클럽(18홀)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골프를 할 수도 있다. 해적섬으로 불리는 나소는 바하마제도의 수도. 쇼핑가와 함께 바하마 최대 규모의 카지노가 자리 잡고 있다. 이 섬은 16세기말부터 18세기초까지 「검은 수염선장」 등 해적들의 은신처로 악명을 떨쳤던 곳. 「파라다이스 아일랜드」는 나소와 다리로 연결된 리조트섬. 갖가지 다양한 휴양시설이 이곳에 집중돼 있다. 해변마다 제트스키를 빌려 탈 수 있고 애틀랜티스호텔의 수족관에서는 바하마제도의 바닷속 세상을 들여다 볼 수 있다. 특히 상어와 각종 열대어는 놓쳐서는 안될 볼거리다. 18홀 골프코스도 수준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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