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康秀珍 기자」 서울 인사동에 있는 「명인가」는 짜고 매운 자극적인 맛에 길들어진 사람들에게 새로운 맛을 느끼게 하는 차음식전문점. 녹차 황차 홍차 흑차 백차 등 다섯가지 차를 기본 「조미료」로 맛을 낸 독특한 차음식을 즐길 수 있다. 지난해 문을 열었지만 벌써 소문이 많이 나 채식을 좋아하는 사람과 스님들을 비롯해 단골이 많다.
차요리연구가인 이연자씨는 우연히 알고 들러본 이곳에서 「보정연자밥」을 한번 먹어보고는 그 맛에 반해 자주 찾는다.
『본래 차음식은 처음 먹을 때는 혀에 와 감기는 맛이 없고 쌉사래하기 때문에 그 진짜 맛을 알기 힘들지만 먹으면 먹을수록 그윽한 향과 담백한 맛이 좋게 느껴져요. 차음식은 맛도 맛이지만 운치로도 먹는 별미죠』
보정연자밥은 표고버섯 목이버섯 밤 대추 은행 인삼 등 12가지 재료를 넣고 대나무통에서 쪄낸 것. 숟가락으로 대나무통의 밥을 몇번 휘저으면 안에 든 대추며 밤이 뒤섞이면서 모락모락 김이 피어오르고 살짝살짝 향내가 풍겨나온다. 차의 색깔과 향기가 배어나도록 차잎을 우려낸 물에 하룻밤 내내 쌀과 재료들을 담가두는 것이 맛의 비결. 예닐곱가지 밑반찬과 함께 나온다.
주인 전중환씨는 『이곳의 차요리는 사찰음식은 아니지만 스님이 개발한 것이라 육류는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며 『밑반찬에는 사찰음식에서 오신채라 하여 쓰지 않는 마늘 달래 무릇 김장파 실파 등을 조금씩 넣는다』고 설명했다. 인공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것도 담백한 맛의 비결.
보정연자밥 외에 연근에 차로 찐 밥을 넣어 만든 연근약차밥과 차수제비 등도 차를 이용한 별미다. 식사류는 4천∼8천원선. 영업시간은 오전10시∼밤10시. 명절만 휴무. 주차시설이 없는 것이 흠. 02―722―10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