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리포트]일산단독주택단지 「예쁜집 전시장」

  • 입력 1999년 4월 4일 20시 16분


《허허벌판이 ‘아파트 숲’으로 변한 지 10년. 수백만 시민의 삶의 터전이 된 신도시에선 지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미니신도시를 포함해 서울 주변 신도시의 새로운 트렌드 생활상 주민불편사항 등 다양한 화제와 알찬 생활정보를 발굴해 매주 월요일 소개한다.》

“아, 이렇게 예쁜 집이 있다니…. 나도 이런 곳에서 살아봤으면….”

경기 고양시 마두동과 일산4동 일대 일산신도시의 ‘아파트 숲’ 사이에 위치한 단독주택가. 이 곳에 들어서면 마치 동화나라에 온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된다.

정발산공원을 둘러싸고 있는 단독주택 부지는 70여평짜리 9백35개 필지로 현재 7백여가구가 들어서 있다.

고양시와 일산구청은 담 높이를 1m, 층수를 2층 이하로 제한하는 등 처음부터 미관을 고려해 건축허가를 내줬다. 심지어 디자인과 색상이 평범하다 싶으면 설계 변경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 곳 주민들은 집의 모양과 구조를 스스로 설계한 경우가 대부분. 이 때문에 건물주 특유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담긴 집이 많다.

조현주(趙賢珠·38)씨의 집도 이런 경우. 미대 출신인 그녀는 남편과 함께 설계를 했다.

거실의 천장 높이를 5백50㎝로 하고 벽면마다 위쪽에 쪽창문을 6개씩 냈다. 방 천장은 세모꼴로 했다. 또 하얀 인조석으로 외벽을 두르고 짙은 주황색 기와를 얹었다. 오랫동안 꿈꿔오던 지하1층 지상2층의 스페인풍(風)의 집을 지은 것.

조씨는 “온통 사각형으로 이뤄진 아파트에서 살다 내 맘에 쏙드는 집에서 살게 되니 더이상 부러울 게 없다”고 말했다.

조씨의 집 외에도 현대식 감각을 가미한 피아노 모양의 집, 겉으로 보면 목조건물이지만 내부는 온통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들어진 집도 있다. 또 통나무로 벽을 엮어 마치 전원속에 온 듯한 느낌을 주는 집 등 개성있는 집들이 많다.

건축비가 평당 4백만∼5백50만원으로 일반 주택(2백만∼2백50만원)보다 많이 들어 집값도 비싼 편. 이 곳 집주인들은 대개 45∼55세 정도의 중장년층으로 의사 변호사 대기업간부 군장성 등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이 많다. 방송인과 연예인도 많이 산다.

물론 단점도 있다. 우선 집의 천장이 높고 구조가 독특해 난방비 등 관리비가 많이 든다. 겨울 난방비가 월 30만∼40만원, 전기료도 월 10만원 정도씩 나간다. 재산세도 연 60만원 이상이 나온다.

또 아파트와 달리 경비원이 없고 담도 낮다보니 좀도둑이 많은 편이다. 주택 대부분이 경비시스템회사와 계약을 했거나 도난방지시설을 해놓았다. 개를 키우는 집도 유난히 많다. 주민 양형모씨(35)는 “낮은 담이 말해주듯 이 곳 주민들은 이웃관계도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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