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도 5년간 바짝 모으면 노후 대비 충분[은퇴 레시피]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5월 30일 01시 40분


[은퇴 걱정 직장인 필독 레시피] 유튜브 ‘박곰희TV’ 박동호 대표
ISA, IRP 계좌에 연 3800만원 납입…연 7% 포트폴리오로 복리 운용해
국민연금-퇴직연금과 3층 연금 구축
연금화 통해 세금-건보료 부담 완화… 60대 중반 월 300만 원 수령 목표
퇴직금 DC형 전환시 채권으로 시작

유튜브와 책을 통해 대중과 접점을 찾아온 박곰희TV 박동호 대표는 최근 연금투자자문 회사를 세워 베타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그는 “기막힌 종목을 찍어줄 수 없지만 연금투자가 필요한 분들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휘진 채널A CD
유튜브와 책을 통해 대중과 접점을 찾아온 박곰희TV 박동호 대표는 최근 연금투자자문 회사를 세워 베타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그는 “기막힌 종목을 찍어줄 수 없지만 연금투자가 필요한 분들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휘진 채널A CD
“50대도 늦지 않았습니다. 5년간 바짝 모으면 노후 대비할 시간은 충분해요.”

‘연금’ 콘텐츠로 유튜브에서 120만 구독자를 보유한 ‘박곰희TV’의 박동호 대표는 50대에 연금을 준비하면 늦지 않느냐는 질문에 자신 있게 답변했다.

유튜브의 재테크 채널들 상당수가 자극적인 콘텐츠로 구독자를 끄는데 비해 ‘박곰희TV’는 대부분 심심한 콘텐츠들이다. 박 대표는 “원래 연금이 심심한 주제”라며 미소 지었다.

“연금 투자는 타이밍 좋게 자산을 매수해 놀라운 초과 이익을 거두는 투자가 아닙니다. 긴 시간을 내 편 삼아 단순하고 반복적인 일을 꾸준히 실행하는 투자입니다. ‘왜 이렇게 쉽지’라는 느낌이 온다면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겁니다. ‘자동적으로’ 투자가 되도록 세팅해 놓은 뒤에는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가끔 들여다보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30∼40대에 연금 투자에 눈을 뜨지 못했다면 50대에는 시간을 내 편으로 삼기가 어렵게 게 느껴진다. 그러다 보니 큰 거 한 방을 노리는 투자를 하다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처럼 상황이 더 악화되기도 한다. 박 대표는 5년 동안 힘껏 모으고 이후 추가 투자 없이 10년을 꾸준히 운용한다면 아직도 늦지 않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 5년간 자산을 최대한 연금화

우선 해야 할 일은 연금 관련 절세 계좌의 연간 납입 한도를 꽉꽉 채우는 것이다. 첫 번째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월 167만 원씩 연간 2000만 원을 넣는다. 이렇게 5년을 모으며 투자하면 원금 1억 원에 +α의 투자수익을 만들 수 있다. 5년 뒤 계좌를 해지해 이를 연금 계좌로 옮긴다.

두 번째는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에 연간 1800만 원을 넣는다. 연금저축 계좌 2개에 각각 600만 원, 900만 원씩 넣고 IRP 계좌에 300만 원을 넣는 방법도 있다. 세금 혜택은 같고 혹시 목돈이 필요할 때를 위한 대비책인데 연금만을 염두에 둔다면 IRP 계좌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다.

박 대표는 이를 ‘자산의 연금화 과정’이라고 했다. 연금 계좌로 투자해 절세와 복리 효과를 누려 자산을 극대화시키는 것과 나중에 연금으로 수령할 때 금융종합과세 대상이 되거나 건강보험료가 크게 오르는 걸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 3800만 원을 부어야 하니까 부담스러울 수 있죠. 하지만 50대는 평생 수입이 가장 많을 때니까 큰맘 먹고 허리띠 졸라매면 가능할 겁니다. 월급에서만 떼지 말고 예금 등 여윳돈이 있다면 함께 연금화시키면 좋습니다.”

이렇게 원금을 모으면서 연 7%의 수익률로 운용하면 5년 뒤 개인연금 계좌에 2억 원+α를 보유할 수 있다. 이 무렵엔 은퇴가 다가왔거나 은퇴했을 시점이어서 더 이상 투자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이 자금을 그대로 짧게는 5∼6년, 길게는 10년을 굴리면 연 7%로 굴리면 적어도 65세가 될 때 최소 3억 원 이상을 만들 수 있다. 이때부터는 연 5%(1500만 원, 월 125만 원)씩 인출해도 원금이 유지되거나 매우 천천히 줄어든다.

“연금의 3층 탑이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인데 이처럼 개인연금으로 125만 원을 만들면 충분합니다. 요즘 은퇴하는 분들은 국민연금으로 평균 150만 원을 받는 것 같습니다. 퇴직금 1억 원도 연금화시켜 월 50만 원만 만들면 은퇴 후 생활비 월 300만 원은 수월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관건은 연금을 타면서도 계속 원금을 유지하는 운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은행 일반 계좌에 돈을 넣어놓고 월 300만 원씩 인출하는 방식이면 10억 원이 있어도 부족하다.

● TDF 하나로도 자산 배분 가능

박 대표의 시나리오에서 관건은 연평균 7%의 수익률이다. 연 7%는 애매한 수익률이다. 안전성만을 강조해 정기예금 등에만 넣는다면 수익률이 연 3% 정도. 반면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들에게는 성에 차지 않는 숫자다.

박 대표는 “수익률이 주량과 비슷한 거 같아요. 한두 잔밖에 못 먹는 사람이 있는 반면 만취할 때까지 먹는 사람들 두 부류가 대부분이고 그 사이에서 적당히는 별로 없어요. 연 7%는 결국 예금보다 몇 %의 수익률을 더 보태자는 건데, 오랜 데이터를 통해 수익률 대비 가장 리스크가 적습니다.”

연 7%는 10년 후 원금의 2배가 되는 수익률로 처음엔 대단하게 느껴지지 않지만 시작할 땐 생각 못 한 목돈을 모을 수 있다는 것. 여기에 운이 조금 따르면 더 높은 수익률도 물론 가능하다.

박 대표는 그동안 책과 유튜브 등을 통해 ‘박곰희 포트폴리오’ ‘균형전략 포트폴리오’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제시했다. 그는 “예금, 주식, 채권, 기타자산 등을 섞은 포트폴리오는 어느 것을 따라 해도 장기적으로 7%에 수렴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마저 따라 하는 것이 번거롭다면 TDF를 이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라고 추천했다. TDF 뒤에 붙은 2030, 2035, 2040 같은 숫자는 그해에 은퇴하는 것을 타겟팅한다는 뜻. 그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조정한다. 은퇴 시점이 빠를수록 채권 등 안전자산의 비중이 높고 늦을수록 주식 등 위험자산의 비중이 높다.

박 대표는 “미국의 연금은 60% 정도가 TDF를 활용할 정도로 보편화돼 있습니다. 우리는 연금 역사가 짧아 아직은 보수(수수료)도 약간 높지만 앞으로 TDF가 더 활성화될 겁니다. 일반적 TDF는 기존 펀드를 매수하는 ‘펀드 오브 펀드’ 방식으로 운용합니다. 그러면 한 TDF에 보통 2000개 넘는 종목이 담깁니다. 자산 시장의 변동에 영향을 적게 받으면서 안정적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좋은 수단인 셈이죠.”

그는 주의할 사항으로 연금 자금의 경우 변동률이 큰 자산을 지나치게 많이 담는 것을 꼽았다. 수익률을 꾸준히 올리는 것이 플러스, 마이너스로 들쭉날쭉한 것보다 장기 수익률이 좋다는 것이 수많은 데이터로 입증됐다고 했다.

● 주식 고점 부담 줄이는 퇴직금 운용

퇴직금을 회사가 운용해 주는 것을 DB형, 본인 스스로 운용하는 것을 DC형이라고 한다. DB는 안정적이지만 수익률이 낮기 때문에 승진 등으로 월급이 크게 오를 가능성이 낮다면 DC형으로 전환하는 편이 낫다.

DC로 전환하면 그동안 퇴직금으로 쌓았던 목돈이 한꺼번에 DC계좌로 들어온다. 지금처럼 주식 시장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새로 DC를 운용하게 된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박 대표는 예적금으로 방치하거나 포트폴리오를 짜느라 고민하다가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평균적으로 퇴직금이 억 단위일 텐데 이런 목돈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려면 주식만 몇천만 원 어치 사야 합니다. 지금 같이 주식이 많은 오른 장에서는 초심자들은 주저할 수밖에 없습니다. 일단 전액 채권을 삽니다. 국채 회사채 등을 골고루 섞어서요. 지금은 채권 가격이 많이 낮아져 있어요. 여기서 나오는 이자 수익을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첫 번째 방법입니다. 다음으론 매월 1/N씩 채권을 팔아 미리 설정한 포트폴리오대로 매수합니다. 이렇게 하면 자금이 방치되는 것을 막고, 주식 고점에 대한 부담을 줄이면서 포트폴리오 수익률을 올릴 수 있습니다.”

● 현금도 소중하고 강력한 자산

박 대표는 흔히 놓치기 쉬운 통장 관리 팁도 소개했다. 그는 월급을 받는 은행의 입출금 계좌에서 연금 투자비 및 생활비를 빼고 잔고를 사실상 0원으로 만들도록 세팅하라고 했다.

“현금도 중요한 자산입니다. 어디에 맡겨도 연 2%대의 이자를 줍니다. 은행 입출금 계좌은 0.1% 수준에 불과합니다. 2%의 이자 주는 곳도 은행 예금만큼 안전하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박 대표는 대표적으로 증권사 CMA 통장을 꼽았다. 언제든 입출금 가능하고 하루 단위로 이자를 주기 때문에 잠시 머물고 가야할 목돈도 여기에 넣어둬 며칠이라도 이자를 챙긴다. 여기서 환매조건부채권(RP)나 발행어음, MMF, MMW 등을 매입하면 대개 연 2%대, 많게는 3% 초반의 이자를 준다.

박 대표의 얘기를 듣다 보면 아무리 소액이라도 한순간도 놀리지 말라는 뜻으로 들렸다. 번거롭다, 생각보다 쉽지 않다 등의 사소한 이유로 소중한 자금을 방치하는 것이 연금 등 자산 관리의 가장 큰 실패요인이라는 것이다.

“연금 투자는 패시브 투자입니다. 누가 해도 똑같은 결과가 나옵니다. 오히려 똑똑한 사람들이 스스로의 노력을 가미하려고 하다가 문제가 생깁니다. 연금 투자는 결국 시간과 꾸준함의 싸움이기 때문에 한번 세팅해놓고 저절로 돈이 일하게 하는 것이 정답입니다. 미래는 알 수 없지만 매우 높은 확률로 인생 2막을 열어줄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겁니다.”


QR코드를 스캔하면 채널A 유튜브 ‘건강IN으로’에 업로드된 인터뷰 동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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