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다시 허술해진 과적 단속

동아일보 입력 1996-10-21 21:01수정 2009-09-27 15:06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32명의 생명을 앗아간 성수대교 붕괴참사 이후 모든 한강다리에서 과적(過積)차량 단속을 시작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단속이 겉돌고 있다. 교량 입구에 단속초소를 설치했으나 단속이 형식적이거나 아예 단속원이 자리를 비우는 경우마저 있다고 한 다. 이런 식의 단속이라면 언제 또 대형 붕괴사고가 날지 걱정스럽다. 2년전에 있었던 성수대교 붕괴참사는 한국 건설기술의 약점을 치명적으로 드러냈 다. 작년에는 삼풍백화점 붕괴대참사까지 이어져 한국 건설업은 국제적으로 큰 망신 을 당했다. 한때 해외시장에서 한국건설업 기피현상이 확산되고 수주(受注)축소의 위기를 겪었다. 다행히 해외건설 수주량이 회복되기는 했으나 비슷한 사고가 또 난 다면 감당키 어려운 결과가 올지 모른다. 성수대교 붕괴참사는 우리 사회에 막대한 손해를 끼쳤다. 관련책임이 명백하게 가 려지지 않아 보상과 복구에 필요한 비용을 국민이 떠안게 된 것은 차치하고라도 막 대한 비용을 들여 건설한 교량을 2년이 넘게 사장(死藏)시킨 데서 오는 손해와 그간 의 교통혼잡 시민불편 등은 헤아리기조차 쉽지 않다. 성수대교 붕괴의 근본 원인은 설계 시공부실에 있다. 여기에 유지, 관리부실이 겹 쳐 성수대교는 붕괴했다. 이때 관리부실의 한 큰 항목으로 과적 화물차량이 문제로 부각되었다. 이때문에 한강다리에 단속초소를 서둘러 설치했으나 2년이 채 넘지 않 아 과적단속이 허술해지고 있다. 우리의 문제의식과 느슨한 행정에 더 큰 문제가 있 는게 분명하다. 화물적재량 32t이상인 과적화물차 한대가 다리에 미치는 피로도(疲勞度)는 승용차 7만대와 맞먹는다고 한다. 적정설계를 넘는 과적은 도로도 그만큼 빠르게 파손시킬 뿐 아니라 교통사고의 위험도 높다. 성수대교붕괴같은 대형 사고가 또 난다면 한국 의 국제적 체면과 신용은 끝장이다. 이제 다시 과적차량에 대한 위험의식을 갖고 단 속의무에 소홀했던 관계자의 엄중 문책과 과적단속의 효율적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