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레이더]14년 재임 콜 독일총리

  • 입력 1996년 10월 21일 20시 57분


「하노버〓金昶熙특파원」 헬무트 콜 독일총리가 21일 하노버에서 열린 집권 기민당 전당대회에서 임기 2년의 당수에 재선출됐다. 콜총리는 대단히 야심만만한 인물로 평가된다. 지난 73년 이후 12회 연속 당수로 선출된 그는 다음달초 할아버지 세대인 콘라드 아데나워 초대총리의 재임기록까지 경신하게 되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는 눈치다. 「 총리 14년, 당수 23년」이라는 수치상의 대기록을 넘어서서 「통일독일의 재상」인 동시에 「유럽통합을 이룩한 견인차」라는 영예를 양 손에 움켜잡으려는 야심을 갖 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하는 오는 99년의 유럽 단일화폐 출 범일정이 98년 총선 이후라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당내에 마땅한 후계자가 없고 유럽통합을 주도할 다른나라 지도자들도 모두 타계 하거나 퇴진한 상황에서 또다시 「대안 부재론」을 업고 총리후보로 나서리라는 얘 기다. 현재 제1야당인 사민당이 난조라는 점을 고려하면 그는 연속 5기 20년 집권의, 사 실상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세울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렇게 되면 19세기말 철혈재 상 비스마르크의 19년 재임기록까지 뛰어넘게 된다. 사실 그는 그리 인기 있는 총 리는 아니다. 1백90㎝의 키에 1백㎏이 넘는 그의 외모라든가 사투리가 심한 말투 등 은 전임총리들의 지성적 면모와는 거리가 멀다. 당내에서 거의 무자비하리만큼 정적들을 제거해 온 그의 권력투쟁 이력도 마찬가 지다. 그러나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는 거의 동물적으로 알아챈다는 그의 냉정한 현실감각은 동구권 붕괴, 통독 등의 시운(時運)과 상승작용을 일으켜 오늘날 그의 국내외적 입지를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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