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55㎞… ‘2이닝 3K’ 곽빈 “이제 피처가 되어 가는 중”

  • 동아일보

WBC, 한화 상대 연습경기서 무실점
“빠른 공 던질뿐, 아직 피처 아니다… 변화구 더 세밀하게 다듬고 있어”
감독, 세뱃돈 봉투에 ‘네가 에이스’
곽 “100% 준비해 결과로 증명할것”

곽빈 도쿄=뉴스1
곽빈 도쿄=뉴스1
“나는 그냥 빠른 공을 던지는 사람이었다.”

곽빈(27·두산)은 24일 일본 오키나와현 가데나 구장에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 오전 훈련을 마친 뒤 이렇게 말했다. 곽빈은 전날 연습경기에 한화를 상대로 선발 등판해 최고 시속 155km를 기록하며 2이닝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러고도 “나는 아직 피처(pitcher)가 아니다”고 했다.

곽빈은 대표팀에서 ‘열공’ 중이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9·한화)과 ‘홀드왕’ 노경은(42·SSG)의 투구를 곁에서 지켜보며 전력투구하지 않고도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을 배우고 있다. 곽빈은 “선배들을 보면서 스피드가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면서 “류현진 선배가 ‘상황을 생각하며 던지라’고 조언을 많이 해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금 건방진 얘기처럼 들릴 수 있지만 (연습경기 때) 내가 가진 100%의 힘 중 90%만 썼다. 그런데도 투구 밸런스가 좋아서 기대했던 구속이 잘 나왔다. 이제야 피처가 되어가는 중”이라고 했다.

같은 이유로 곽빈은 속구보다 변화구에 방점을 찍고 있다. 총 24구를 던진 전날 연습경기 때도 슬라이더 6개, 커브 3개, 체인지업 2개를 섞어 던졌다. 곽빈은 “변화구가 아직 내 마음대로 들어가지 않는다. 대회 전까지 더 세밀하게 가다듬겠다”며 고삐를 죄었다.

내달 개막하는 WBC를 맞는 곽빈의 마음가짐은 남다르다. 3년 전의 수모를 설욕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곽빈은 2023 WBC 때 처음으로 성인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2이닝 4피안타 3실점, 평균자책점 13.50으로 체면을 구겼다. 특히 일본과의 경기에서 5회말 오타니 쇼헤이(32·LA 다저스)에게 시속 141km짜리 커터를 던졌다가 2루타를 맞은 게 뼈아픈 기억으로 남았다.

곽빈은 이를 성장통으로 삼아 진화했다. 곽빈은 2023시즌 정규시즌을 12승 7패, 평균자책점 2.90으로 마쳤다. 서울 배명고를 졸업하고 2018년 두산에 입단한 곽빈이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둔 것도,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것도 이때가 처음이었다. 곽빈은 “오타니 같은 세계적인 선수를 상대한 뒤부터 마운드에서 두려움이 사라졌다. 어떤 선수와 맞붙어도 내 공을 던지면 지는 구위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고 돌아봤다.

곽빈은 2024년에는 15승(9패)으로 원태인(26·삼성)과 함께 공동 다승왕에 올랐고 개인 최다 투구 이닝(167과 3분의 2이닝)과 탈삼진(154개) 기록도 새로 썼다. 지난해에는 옆구리 통증 탓에 6월에야 1군에 합류했지만 9월 28일 롯데전에서 시속 158.7km(트랙맨 기준)로 개인 최고 구속을 경신했다.

코칭스태프 역시 곽빈에게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류지현 대표팀 감독은 설을 맞아 선수들에게 세뱃돈 봉투를 건넸다. 곽빈이 받은 봉투에는 “네가 대표팀 에이스다”라고 쓰여 있었다. 문동주(23·한화)에 이어 원태인마저 부상으로 낙마해 어깨가 무거워진 곽빈의 기를 살리기 위한 조치였다.

곽빈은 “에이스라는 칭호에 응답할 수 있게 결과로 증명하겠다”며 “준비가 늦었다는 핑계는 대고 싶지 않다. (대회에서) 나의 100%를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대표팀은 24일 KIA와 연습경기에서 6-3으로 이겼다. 대표팀은 이날까지 7이닝 연습경기를 네 차례 치러 3승 1패를 기록했다. 26일 삼성전부터는 9이닝 경기로 실전 적응력을 끌어올린다.

#곽빈#두산#WBC#투수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트렌드뉴스

트렌드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