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그라운드모바일, 항저우AG서 銀… 한국, e스포츠 출전 4개 전 종목서 메달 성과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0월 1일 21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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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e스포츠 배틀그라운드모바일 대표팀이 1일 중국 항저우 e스포츠센터 주경기장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틀그라운드모바일 결승전에서 은메달 획득을 확정한 후 손을 흔들고 있다. 왼쪽부터 최영재, 김동현, 권순빈, 김성현의 모습. 항저우=뉴스1


한국의 e스포츠 배틀그라운드모바일 대표팀이 아시안게임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로써 한국 e스포츠 선수단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 4개 전 종목에서 메달을 목에 거는 성과를 냈다.

한국 대표팀은 1일 중국 항저우 e스포츠센터 주경기장에서 열린 중국, 대만, 인도네시아와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틀그라운드모바일 결승전에서 4세트 누적 50분25초039의 기록으로 1위 중국(44분36초943·금메달)에 이어 은메달을 확정했다. FC온라인(동메달)과 스트리트파이터5, 리그오브레전드(롤·이상 금메달)에 이은 대회 네 번째 한국 e스포츠 메달이다. e스포츠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한국의 e스포츠 배틀그라운드모바일 대표팀이 1일 중국 항저우 e스포츠센터 주경기장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틀그라운드모바일 결승전에서 경기에 열중하고 있다. 항저우=뉴시스


원래 배틀그라운드는 100명 안팎의 캐릭터가 사격 실력을 겨뤄 최후 1인 혹은 한 팀의 승자를 가려내는 게임이다. 배틀그라운드모바일은 이를 PC가 아닌 스마트폰으로 즐길 수 있도록 개량한 게임이다. 중국은 여기에 ‘중국판 배틀그라운드모바일’을 별도로 출시하며 ‘화평정영(Peace Elite·평화를 위해 싸우는 엘리트 전사)’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서로가 서로를 사살하는 전투(Battle)보다는 ‘중국군이 평화(Peace)를 지키기 위해 테러리스트에 맞서 싸운다’는 개념의 게임으로 바꾸며 새 간판을 단 것이다. 이에 화평정영에서는 생존자가 5명 이하가 되면 모두 동일한 보상을 받고 게임을 중단할 수 있는 선택지가 주어진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는 한 술을 더 떴다. 상대 선수의 캐릭터를 상대로 총을 쏘는 게임 방식이 ‘국가 간 화합을 해친다’는 이유로 게임 방식 자체에도 손을 댄 것이다. 중국은 ‘화평정영 아시안게임 버전’을 출시하며 상대 캐릭터가 아닌 과녁에 사격하는 방식으로 게임을 바꿨다.

따라서 승자 결정 방식도 다르다. 달리는 차와 지정된 지역에서 정해진 과녁을 향해 사격을 해 일정 포인트(사격으로 얻은 점수)를 쌓으면 다음 코스로 넘어갈 수 있게 되고, 이렇게 서로 다른 4개의 코스를 통과해 결승선에 먼저 도착하는 순서대로 순위를 매기게 된다. 이번 대회에서는 4명이 한 팀을 이뤄 4개 팀이 동시에 레이스와 사격 실력을 겨뤘다. 사격 점수는 첫 코스에 300점, 두 번째 코스에 400점(누적 700점), 세 번째 코스에 500점(누적 1200점)씩을 채워야 다음 코스로 넘어갈 수 있으며, 네 번째 코스 진입 이후에는 별도 사격 없이 차만 몰아 결승선까지 최대한 빨리 달리면 된다.

한국의 e스포츠 배틀그라운드모바일 대표팀이 1일 중국 항저우 e스포츠센터 주경기장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틀그라운드모바일 결승전에 앞서 구호를 외치며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항저우=뉴시스


이날 한국은 차를 모는 ‘드라이버’ 포지션을 ‘씨재’ 최영재(19)가 맡았고, 총을 쏘는 ‘슈터’ 포지션은 ‘티지’ 김동현(19), ‘비니’ 권순빈(17), ‘스포르타’ 김성현(20)이 담당했다. 한국 대표팀의 주장이자 드라이버 포지션의 ‘파비안’ 박상철(23)은 이날 벤치를 지켰다.

금메달 획득 가능성은 1세트부터 멀어졌다. 중국, 대만에 이어 세 번째로 출발한 한국 대표팀은 경기 시작 1분57초경 2위로 치고 올라갔다. 1코스를 넘어설 때만 해도 한국은 선두 중국에 20초가 뒤져있었다. 이 격차는 2, 3코스를 거치며 더 커졌다. 중국 팀은 11분9초 만에 결승선을 통과했는데, 한국은 11분37초가 돼서야 1200점을 달성했다. 한국은 12분32초087의 2위 기록으로 결승선에 도착했다.

2세트 결과는 아쉬움이 더 짙었다. 출발은 선두 중국과 비등했다. 하지만 1분 29초경 드라이버 최영재가 차를 몰다 진로에 있는 바위를 피하지 못하고 부딪치며 3위 대만에 2위 자리까지 내줬다. 한국은 대만의 차가 8분 15초경 전복되는 사고가 났지만 격차를 따라잡지 못하고 여전히 3위에 머물렀다. 3코스에서는 한국 슈터들의 분전으로 대만 선수들보다 2초 먼저 누적 1200점을 달성했는데, 역시 드라이버 최영재가 장애물을 피하지 못하고 출발 지연을 겪었다. 한국 대표팀은 결국 12분18초593의 기록으로 2세트(3위)를 마쳤다. 2세트까지의 누적 시간은 24분50초680으로 대만에 17초가량 앞서며 2위 자리를 간신히 지켰다.

드라이버의 부진은 3세트에서도 계속됐다. 중국, 대만에 이어 3위로 출발한 한국은 경기 시작 30초경 인도네시아 대표팀에까지 뒤지며 한때 4위로 내려앉았다. 1분 40초경 인도네시아 팀의 차가 건물에 부딪치는 사고가 있고서야 간신히 3위를 회복했다. 한국은 결국 대만에 이어 13분44초405에 3위로 3세트를 마쳤다. 누적 순위 2위(38분35초085)는 유지했지만 3위 대만(38분44초099)과의 격차는 9초대까지 좁혀졌다.

4세트에서도 경기 시작 40초경 바위에 부딪치며 4위로 내려앉았던 한국 대표팀은 조금씩 실수를 만회해냈다. 1코스에서 3분53초 만에 300점을 달성해 중국에 이어 2위로 2코스를 향해 출발한 한국 대표팀은 이후 2위 자리를 계속 지켜내며 대회 준우승을 확정했다.

항저우=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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